◇(왼쪽부터)김해진, 김연아, 박소연. (사진=이준혁 기자)
[인천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마지막 올림픽이라 긴장이 되고 집중도 안될 것 같아 걱정이 되긴 하지만 정말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쳐보이고 싶다."
마지막 올림픽 출전을 통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할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결전의 땅인 소치로 출발했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만족스런 경기를 펼치고 싶다는 의지와 후배에게 좋은 올림픽 경험을 해주고 싶다는 뜻이 확고했다.
김연아는 12일(한국시간) 오전 대표팀 후배 박소연(17·신목고), 김해진(17·과천고)와 함께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이들은 모스크바 도착 후 올림픽이 열릴 소치로 이동한다.
대표팀 단복을 입고 공항에 나타난 김연아는 출국 전 공식 인터뷰를 통해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을 맞았다"며 "두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인 만큼 만족스럽게 경기를 펼쳐보이고 싶다. 후배들과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오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20일 자정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Clowns)'에 이어 21일 프리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게 된다.
다음은 출국을 앞둔 김연아와 일문일답.
◇(왼쪽부터)김해진, 김연아, 박소연. (사진=이준혁 기자)
-출국 소감은.
▲올해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을 맞았다. 두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인 만큼 만족스럽게 경기를 펼쳐보이고 싶다. 후배들과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오면 좋겠다.
-강력한 라이벌로 급부상한 율리야 리프니츠카야의 경기를 본 적이 있나. 느낌이 어땠나
▲다른 스포츠와 달리 피겨는 기본기로 성적이 나는 스포츠가 아니라 선수가 매번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선수가 만족스럽게 경기를 하면 결과는 어찌 나오든 받아들여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러시아 선수들이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러시아에서 올림픽이 열린데다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로서는) 첫 올림픽이고 시니어에 데뷔한 선수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올림픽은 이제 내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대회다. 다른 선수들의 성적에 대해 신경쓰는 것이 도움이 될리 없다. 내가 준비한 만큼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게 중요하다.
-이제 진짜 마지막 현역으로서 경기다. 의미가 남다른가.
▲특별한 의미는 없는 것 같다.(웃음) 은퇴 무대가 올림픽이 됐다. 마지막 대회이자 두 번째 올림픽이기 때문에 다른 작은 대회보다 긴장은 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이라는 생각때문에 집중이 안될까 걱정이 많았다. 실전으로 가봐야 알겠지만, '마지막'이란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시합 때는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그날의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끝나면 홀가분하게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번 올림픽에선 든든한 후배(박소연·김해진)들과 같이 간다
▲그 전에는 우리 선수들에게 올림픽 출전이 많이 어려웠는데, 2010년에 곽민정 선수랑 두 명이서 나갔을 때도 뿌듯한 감이 있었다. 이번에는 세 명의 선수가 같이 나가게 돼서 더 좋다. 함께 연습하고 같이 다니게 돼 든든한 마음도 있다. 후배들과 같이 해 마음이 편안하다.
◇(왼쪽부터)김해진, 김연아, 박소연. (사진=이준혁 기자)
-다른 선수들과 달리 단체전을 치르지 못하고 늦게 현지에 도착한다. 현지 적응훈련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이번에 '단체전'이라는 종목이 따로 생겼는데 사실 쇼트 한 번을 치르는데도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1~2주 차이로 시합을 한다는 것은 꽤 힘들 것 같다. '미리 빙판에 대한 적응을 하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도 있지만 단체전을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더 연습하고 시합을 준비했다. 훈련만 하면 지치니까 중간에 휴식하는 날도 가질 것이다. 현지 적응은 다른 대회와 똑같이 준비를 할 것 같다.
-현재 컨디션은 어떤가.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했다. 마지막 무대라 점프도 점프지만 안무를 조금 더 다듬고 몸에 익숙해지게끔 했다.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신경썼다. 다른 때와 같이 부상없이 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현재 컨디션이 나쁘진 않다. 현지에서 적응훈련 잘하고 돌아오겠다.
-IOC가 김연아를 두고 올림픽의 전설이라 평가했다. 그에 대한 소감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는 참 많고 '전설'이라 불리는 선수들도 많다. 일단은 2연패라기보다 올림픽에 다시 출전한다는 것에 의미를 둘 생각이다. 그런 평가에 연연하지 않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경기를 하느냐'다.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후회는 없을 것 같다.
-피겨 단체전은 어떻게 봤는지
▲(경기시각이) 새벽이라 다는 못봤다. 그렇지만 짧게 보면서 내가 단체전에 나갔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었다. 개인전보다는 팀에 도움이 돼야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많지 않았을까 싶다. 단체전을 치르다가 진짜 중요한 개인전에서 베스트 컨디션이 안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각오는.
▲(이번 올림픽이) 선수로서 마지막 대회다. 긴장하지만 않는다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전에 나가면 어떻게 될지 모를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긴장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어떤 결과를 받더라도 긴장하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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