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왕 권혁 회장, 1455억 법인세 소송 패소
2014-02-07 16:08:58 2014-02-07 16:12:46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64)이 회사에 부과된 1455억여원의 세금은 부당하다며 낸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11부(재판장 문준필)는 7일 시도카캐리어서비스가 서초세무서장과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세금 61억4700여만원을 취소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시도카캐리어서비스의 이사회가 주소지인 홍콩에서 개최되지 않은 점과 의사결정권자인 권씨가 국내 거주자인 점, 권씨가 시도카캐리어의 업무에 관여한 점 등을 고려해 시도카캐리어서비스가 법인세 부과 대상인 국내법인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시도카캐리어서비스가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홍콩에 설립됐고, 사업이 홍콩이 아닌 한국을 중심으로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도 국내에서 사업에 관한 중요한 관리와 상업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졌으므로 내국법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시도카캐리어서비스에 잘못 적용한 부분을 인정하고 잘못 부과된 세금 61억4700여만원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서초세무서와 서초구청은 2006년 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발생한 세금을 시도카캐리어에 물렸으나, 법원은 2006년 4월부터 과세 의무가 발생했다고 짚었다.
 
종전 법인세법은 내국법인을 '국내에 본점 또는 주사무소를 둔 법인'으로 정의했으나, 2005년 12월 개정돼 '국내에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를 둔 법인' 조항이 추가됐다. 
 
개정된 법인세법은 2006년 1월부터 시행됐고, 과세는 사업연도 시작분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도카캐리어의 회계연도는 매년 4월1일 시작하기 때문에, 앞선 3개월분에 세금을 매긴 것은 부당하는 것이다.
 
지방소득세와 가산세는 법인세에 따라 부과되므로, 3개월치 법인세에 따라 매겨진 지방소득세와 가산세도 취소됐다.
 
서초세무서는 2011년 4월 시도카캐리어서비스에 2006년 1월~2009년 3월 동안 발생한 법인세 1044억3200여만원을 부과했다. 서초구청도 2011년 7월 가산세와 지방소득세 410억7800여만원을 시도카캐리어서비스에 매겼다.
 
시도카캐리어서비스는 "국내법인이 아니므로 법인세 부과는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앞서 권 회장은 국내거주자가 아니므로 자신에게 부과된 3051억원의 세금을 취소하라고 소송을 냈으나 988억여원에 대한 세금만 취소돼 사실상 패소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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