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자회사인 두산건설의 실적 호조 및 기저효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건설업 부진으로 그간 두산중공업의 실적을 끌어내렸던 '악동' 두산건설이 지난해 두산중공업으로부터 HRSG(배열회수보일러) 사업부를 양도받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면서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의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두산중공업은 6일 지난해 영업이익 968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63.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9조2081억7350만원으로 전년 대비 9.7%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86억6282만원으로 80.9%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4조9562억원, 영업이익은 21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8%, 28.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88억원으로 흑자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3분기 누계실적을 뺀 값으로 잠정 계산됐다.
두산중공업의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원가절감 등 수익성 관리 강화 노력과 함께 그동안 두산그룹 전체를 괴롭혔던 두산건설의 수익성 개선에 따른 것이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5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적자를 유지했지만 손실폭은 90.8% 가량 축소됐다.
여기에는 지난해 4월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에 양도한 HRSG(배열회수보일러) 사업부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HRSG는 가스터빈의 연소 후 배출되는 고온, 고압의 배기가스 에너지를 재활용해 스팀터빈을 구동하는 설비로, 복합화력 발전의 핵심 기자재다. 지난 5년간 연 평균 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알짜 사업부다.
또 1400억원 규모의 사옥과 투자지분 등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더해지면서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두산중공업은 HRSG 사업부를 두산건설에 넘겨주고, 약 4조원 규모의 신고리 5,6호기 원전주기기와 베트남 응이손2 프로젝트 계약이 올 1분기로 이월되면서 단독 기준 매출이 감소했다.
한편 올해는 국내 원전 발주는 물론 핀란드 원전과 사우디 원전 등 해외발주 시장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돼 두산중공업의 단독 실적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등 계열사의 경영환경 개선까지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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