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생산을 멈출수가 없어 결국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들어주는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임금 인상분을 계산하면 수지 맞추기도 힘들다."
저임금을 쫓아 동남아로 몰려간 국내 패션업체들이 최근 임금 인상 쓰나미에 초비상 사
태를 맞고 있다. 연 초 부터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유혈 진압사태로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캄보디아에서 베트남 등 국내 패션 업체들의 주요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시위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로인해 상당 수 국내 기업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방글라데시 현지 한국 수출공단에서 수당 축소에 반발한 근로자들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특히 방글라데시 생산 비중이 70%에 달하는
영원무역(111770)의 경우, 공장 가동을 정상화 시키기까지 수 일이 걸리기도 했다. 결국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 생산법인의 임금을 최대 45% 까지 인상키로 결정하면서 수익성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최근 높은 경제 성장으로 물가 상승률도 가파라지고 있어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업체들의 경우, 거의 80% 이상이 동남아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현지 노동자들과 임금협상을 진행하느라 모두 진땀을 빼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수지를 맞추지 못할 정도로 내몰리면서 공장 철수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OEM 업체의 경우 환율 하락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죽을 맛 이라는 하소연을 늘어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남아시아가 더 이상 생산기지로서의 메리트가 없어졌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몇년 전 중국의 임금인상으로 국내 기업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와 동남아로 이동한 것과 마찬가지로 또 다시 새로운 생산기지를 찾아 나설 때가 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임금이 더 저렴한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기 위해 구체적으로 물색작업을 진행중인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차세대 생산 기점으로 거론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은 라오스, 미얀마,에티오피아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임금 상승률은 계속해서 가파르게 올라가는 추세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미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만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철수를 선언하는 기업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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