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침체에 빠진 식품업체의 오너 2·3세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
상장된 식음료 기업 중 매출액 상위 30개 기업의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조9300억원 대비 19% 이상 감소한 2조3600억원에 머물렀다. 따라서 전면에 나서는 2~3세들이 올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J(001040)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 선호씨는 지난해 6월 그룹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최근 CJ제일제당 인사팀 소속으로 옮겨 마케팅 부서에서 입문교육 중이다. 이 회장의 장녀 경후씨도 CJ에듀케이션즈에서 핵심 계열사인
CJ오쇼핑(035760)의 기획 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대의 젊은 남매지만 이 회장의 건강을 고려할 때 최고경영자 공백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동원(003580)그룹은 창업주 김재철 회장(80)의 차남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을지난 1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부회장은 지난 1996년 동원산업 생산직으로 입사해 영업부와 마케팅실, 기획실에서 근무했다.
동원시스템즈(014820) 경영지원실장에 이어 2011년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과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김 부회장은 경영수업을 마무리짓고 앞으로 그룹의 핵심역량 강화, 미래 전략 수립 등의 중책을 맡게 된다.
김 부회장은 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003580)엔터프라이즈 주식 지분 67.98%(2013년 9월말 현재) 보유하며, 1대 주주에 올라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8개 자회사와 손자·증손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후계구도가 마무리 된 셈이다.
대상(001680)그룹도 임창욱 명예회장의 차녀 임상민 기획관리본부 부본부장을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시켰다. 맏딸 임세령 상무와 함께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임 상무는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파슨스스쿨을 거쳐 2009년 8월 대상에 입사했다. 2010년 8월부터 영국 런던 비즈니스스쿨에서 MBA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10월 부장급으로 복귀했다
임상민 상무는 대상그룹의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지분 38.3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차기 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언니인 임세령 상무는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대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임원으로 승진한 바 있다.
매일유업(005990)도 3세 경영 수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정완 회장의 장녀 김윤지씨는 계열사인 유아용품기업 제로투세븐 내에서 마케팅팀 대리로 실무경험을 쌓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매일유업이 지분 50%를 갖고 있으며, 김정완 사장과 동생인 김정민 대표가 각각 8.3%와 1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두 아들 진수·희수씨가 그룹 전략기획부문장과 미래사업부문장으로 각각 근무하고 있다.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의 장남인 지홍씨도 지난 2012년 사조해표·사조대림의 기획팀장(부장)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업계는 타 분야에 비해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2·3세 등 후계자에 대한 언급이나 언론 노출을 자제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 식품 업계의 매출 감소와 오너 위기 등과 맞물려 이들의 능력을 실험하고 경영수업을 받기 위해 이들을 전면에 부각시키고 나서게 하고 있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회장(왼쪽), 임상민 대상 기획관리본부 상무.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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