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일본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의 철수단계다.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에게 유리한 LED 규격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매출 또한 발생하지 않는데다, 현지 기업들과의 경쟁마저 격화되며 사업 지속의 필요성이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ED사업부는 현재 일본 시장에서 LED 관련 사업을 완전히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LED 사업부가 설립된 이후 의욕적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일본 내에서 LED 관련 표준이 정해지고 있는 상황인데, 기준이 삼성 LED의 기술과 맞지 않았다"며 "애당초 별다른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사업을 정리하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각 사업부문이 일본에서 잇단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과도 관련이 깊어 보인다. 세계 시장 1위인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지난달 일본에서 점유율 10%가 붕괴되며 4위로 내려앉았고, 세계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업용 디스플레이(LFD)도 2%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다 결국엔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5대 신수종 사업의 하나로 선정 이후 의욕적으로 확장해온 LED 사업이 정체를 빚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마트 LED' 등으로 사업 영역은 확대 추세에 있지만 과거 자회사 삼성LED를 설립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을 넓혔던 것에 비하면 행보의 속도가 현격하게 둔화됐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지난 13일 삼성전자가 사파이어 기판 제조업체 에스에스엘엠(SSLM, 삼성스미토모머티리얼즈) 지분 중 30%를 합작사인 일본 스미토모화학에 매각하면서 LED 사업 축소에 대한 우려를 더 확산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삼성이 LED에서 손을 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SSLM은 삼성전자와 일본의 스미토모화학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LED용 사파이어 잉곳 및 웨이퍼를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만 해도 LED 소재인 사파이어 웨이퍼·잉곳 부족 현상이 심각했으나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 SSLM은 2011년 말 공장 가동 이후 지속적인 적자 상태다.
삼성 LED 사업부도 올해 매출액 1조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돼 그룹 내 부품 계열사 가운데 가장 실적이 저조하다. 지난 2009년 삼성LED 출범 당시 9개월(4월~12월)간 매출액 5300억원을 기록한 뒤 2010년 1조3100억원, 2011년 1조2900억원, 지난해 1조3000억원에 그쳤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