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전자가 유독 시장 1위의 벽을 절감하는 분야가 있다. 카메라와 복합기다.
특히 카메라 사업은 삼성전자의 아픈 자식 중 하나다. 사업에 뛰어든 지 3년이 지났지만 스마트폰처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이건희 회장의 특명으로 이어졌다. 카메라 마니아인 그는 지난해 5월 유럽 순방을 마치고 수원 사업장을 방문해 "갤럭시와 삼성카메라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특명을 내리기도 했다. 갤럭시 카메라의 탄생 배경이다.
11일 단행된 정기 조직개편에서 카메라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의지는 그대로 투영됐다. 삼성전자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무선사업부 산하로 통합해 '이미징사업팀'으로 재편했다.
◇삼성전자 사옥(사진=뉴스토마토)
글로벌 스마트폰 1위에 오른 무선사업부의 브랜드와 판매망·소프트웨어 역량·제조 경쟁력을 카메라 사업에 이식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미징사업부의 축적된 광학기술을 스마트폰에 접목할 수 있어 통합 시너지가 높다는 판단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직개편 전부터 미러리스카메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며 "카메라가 무선사업과 연계되면 커티드 기능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4월 삼성디지털이미징을 흡수 합병하면서 카메라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이후 커넥티드 기능을 탑재한 카메라를 연이어 선보이며 시장 문을 두드렸다.
와이파이를 연결해서 컴퓨터로 사진을 전송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카메라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갤럭시카메라'와 안드로이드 OS를 얹은 '갤럭시NX' 등 스마트 융합 카메라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 장점인 스마트폰 플랫폼을 얹혀 갤럭시의 인기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개발하는 무선사업부가 카메라까지 담당하게 됨에 따라 삼성전자 내 카메라 제품군이 큰 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와 '갤럭시' 시리즈를 이끈 신종균 무선사업부(IM) 사장이 카메라사업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히트작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카메라 자체로 승부를 보기 보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1+1 등 프로모션에 힘써왔기 때문에 한계점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진정한 1위가 되기 위해서는 카메라 본연의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카메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적극성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내비쳤다. 스마트폰 촬영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카메라시장은 2010년 이후 연평균 30% 이상 위축되고 있는 상황.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강화함에 따라 카메라 업계에 활력이 돌 것이란 기대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들이 내부적으로 긴장이 되긴 하겠지만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며 "시장 파이가 커질 뿐 아니라 카메라 시장이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미러리스 시장은 소니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다. 소니의 점유율이 50% 이상으로 굳건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30~35%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소니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에 비해 벌어졌다. 지난해 양사의 점유율은 10%포인트 미만이었지만 올해 들어 격차가 더 커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순식간에 소니를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휴대폰 업계에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1위로 올라선 노하우로 카메라 쪽에서도 시장 판도를 뒤집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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