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불황으로 증권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와 새로운 수익모델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는 증권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형사들은 시장 침체로 주요 수익원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급감하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특화된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증권사들의 개인 투자자(내국인) 대상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은 전년에 비해 30% 가량 줄어들었다.
수수료 수익이 가장 크게 줄어든 증권사는
대신증권(003540)으로 지난해 개인투자자 수수료 수입이 전년대비 44.17% 감소한 1239억58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증권(003450)이 같은 기간에 1160억500만원(39.06%) 감소한 1809억8300만원을 기록했으며
대우증권(006800)은 1121억7500만원(38.01%) 줄어든 1829억3500만원, 신한금융투자는 834억7200만원(37.48%) 감소한 1391억9700만원을 각각 나타냈다.
이들 대형사들은 수수료 수입이 급감하면서 궁지로 내몰리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 중에서는 특화된 경쟁력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곳들도 있다.
새로운 수익모델을 모색하는 한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위험관리에도 집중하면서 불황기를 견뎌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 10.9%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수익성 1위를 기록한
신영증권(001720)은 금리 변동성을 대비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높은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업계는 신영증권이 금리 상승기를 감안해 듀레이션을 짧게 해 채권 매매에 따른 추가 손실을 막아 다른 증권사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은 주식매매 수수료 수익부문에서 벗어나 IB업무와 자산관리, 파생상품 분야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도 신차 오토리스 시장과 부실채권시장 등에 발을 들여놓으며 차별화된 수익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신차 오토리스 시장에 진입해 꾸준한 수익을 거뒀고 부실채권(NPL) 투자를 통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부동산담보대출과 부실채권에 대한 적절한 투자를 통해 예대마진을 높이고 이를 적절히 활용해 증권사 수익원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같은 시장 침체기에 위탁매매 수수료만 믿고 있다가는 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면서 "이미 증권업계는 포화상태에서 과당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은 여러가지 리스크를 철저하게 대비하고 기존 수익모델에서 벗어나 영업 체질을 바꿔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만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는 전통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위탁영업에 치중해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문성을 높여 업무 차별화를 통한 수수료 수입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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