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부동산경기, 전세보증금 분쟁 증가..해결책은?
서울시, 전월세보증금 2%대 금리로 대출가능
"1차적으로 집주인·세입자간 조율 이뤄져야"
2013-11-19 17:02:26 2013-11-19 17:06:18
◇ 송파구 가락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들. (사진=뉴스토마토DB, 기사는 위 사진과 관계 없음.)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살던 집의 전세계약이 만료되기 한달 전 이사를 결심했다. 하지만 기간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은 계약이 안되고 있다. 불안한 마음에 집주인과 통화는 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같은 동네 아파트를 보유한 최모씨는 2년 전 세를 줬다. 계약 만료일 3개월 전부터 집을 내놨지만 몇몇 보는 사람만 있을 뿐 계약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 그간 세입자와 사이가 좋았던 터라 미안한 마음에 전·월세는 물론 매매까지 고려하고 있다. 역시 소득이 없다.
 
최근 부동산 거래가 어려워지면서 집주인과 세입자간 전세보증금 반환 문제가 빈번하게 일고 있다.
 
집주인이나 세입자나 보증금으로 골치 아프기는 매 한가지다. 여윳돈이 없는 집주인이라면 다음 세입자나 매매를 통해 보증금을 내줘야 하고, 세입자 역시 돈을 빨리 받아 다른 집으로 이사 가고 싶기 때문이다. 
 
실제 전월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언성까지 높이며 싸우는 경우도 있다. 또 세입자에게 전월세 보증금을 더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못된 집주인도 있다.
 
특히 채무가 많은 집은 더 힘들다. 2년 새 담보가치가 떨어지면서 전세가율이 상승한 아파트는 다음 세입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매매를 하려 해도 매수자가 없다.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급매처분을 고민하는 집주인도 있다.
 
◇서울시, 전월세보증금 2%대 금리로 대출
 
그러나 전월세보증금으로 신음하는 집주인과 세입자들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개소한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에서 저리의 대출을 이용하면 된다.
 
19일 시는 우리은행과 함께 계약 종료 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이사를 못 가는 세입자에게 전월세 보증금을 담보로 대출해준다고 밝혔다.
 
이번 대출제도는 살던 집의 전월세 보증금과 이사 갈 집의 전월세 보증금 중 선택해서 연 2%의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시가 정한 대상자에 따라 최대 1억8000만원까지 가능하다.
 
대출 방법으로는 계약기간이 남은 거주지의 보증금이나 들어갈 집의 보증금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다.
 
◇두 가지 서울시 전월세 보증금 대출상품. (자료제공 = 서울시)
 
여기에 세입자 대출시, 중도상환수수료, 보증보험료 등도 면제된다. 보증료 역시 대출금리에서 충당돼 세입자 부담이 완화될 예정이다.
 
만일, 1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이자부담금액이 월 25만원에서 16만원으로 줄어든다. 연 100만원 정도의 이자부담을 덜 수 있다.
 
또 시는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사를 갈 경우 집주인 동의 없이 전월세 보증금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건기 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번 전월세 보증금 담보대출은 세입자의 안정적인 주거권을 보장할 것"이라며 "임대차 관련 분쟁을 적절히 중재하고 세입자의 어려움을 도울 수 있는 분쟁조정과 틈새 보증금 대출 지원 등 센터는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도 있다. 시의 전월세 보증금대출은 사후 방법이라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사전 예방이라 할 수 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전세 만기 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겨우 보험사에서 대신 전세금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이 제도는 대한주택보증(대주보)과 서울보증보험(서울보증)에서 취급하는데, 가입기간과 보증한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세입자의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다만 모든 주택이 보증금 100%를 보호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 적지 않은 비용이 보험료로 들어간다. 기준도 복잡하고 까다롭다.
 
김은진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보증보험은 소요되는 비용도 있는데다 조건도 까다롭다"며 "당장 전세금이 저렴하다고 하더라도 담보비율이 적은 전셋집을 구하는 것이 보증금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서로 사정을 봐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세입자든 집주인이든 신의를 갖고 서로 피해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 1차적으로 돼야 할 것"이라며 "집주인은 너무 높지 않도록 거래선에서 물건을 내놔야 할 것이고 세입자는 3개월 이전에 미리 양해를 구해놓고 조율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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