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민주 지도부 찾아 '예산·법안' 처리 '읍소'..반응은 '냉랭'
김한길, 정홍원 총리에 직격탄.."총리가 총리답게 해달라"
2013-11-15 12:00:30 2013-11-15 12:04:04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정홍원 국무총리가 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표를 연이어 예방해 예산안과 법안 처리의 협조를 구했다.
 
정 총리는 15일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을 찾아 김한길 대표에게 "대승적 차원에서 도와주십사 읍소하러 왔다"며 예산안과 법안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정 총리에게 "총리가 총리답게 해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지난 대선을 갖고 이렇게 오래 가는 것은 옳지 않다. 매듭짓고 가야한다. 그러나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답답하다. 좋게 말해서 답답한 거고, 정확히는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민생 말씀 많이 하신다. 그런데 세금만 봐도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월급생활자에게 더 걷는 세금이 5조다. 자영업자에게도 더 많이 걷는다. 그런데 대기업에게 깎아주는 건 연간 7000억이 넘더라"며 "어떻게 그런 내용을 갖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나"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 꼬인 정국을 푸는데 총리도 목소리를 내주시고 국회가 국회답게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협조해달라"며 "국민들은 정말 멋있는 총리를 한 번 보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김 대표는 지적에 대해 "말씀하신 부분은 제가 가서 살펴보겠다"며 "받아들일 부분이 있으면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News1
 
비공개회담에서 김 대표는 정 총리에게 "대선개입 문제를 특검과 특위에 맡기고 정치권은 민생과 예산안에 집중해야 한다. 하루 빨리 대선문제를 털어내고 민생에 전념해야 한다"며 "검찰 출신이시니 이 꼬인 정국을 풀 수 있도록 총리가 본인 입장을 정하고 대통령께 진심어린 건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정 총리는 이에 "수사 중이고 재판 중인 사인이라 특검을 곧바로 진행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검찰이 현재 열심히 수사하고 있고, 수사 상황을 숨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지켜보자.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제가 조치하겠다. 또 군 사건은 특검이 불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고 거부의사를 내비쳤다.
 
김 대표는 "기소돼 재판 중인 사건까지 특검 하자는 게 아니다. 의혹이 새로 제기된 사건에 대해서 하자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때 정치적 중립성 요구되는 사안에 대해 상설특검을 하자고 했다. 이 사안에 대해 특검을 안하겠다고 하면 어느 경우 특검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거냐"고 따졌다.
 
이어 "그동안 검찰의 수사를 신뢰해왔지만 이제 믿을 수 없다. 유감스럽지만 특검으로 이 사안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오히려 정 총리께 호소드린다. 진짜 대선 문제 마감하고 민생에 집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청와대의 야당 무시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앞두고 통상 야당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청와대가 노력한다.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할지 의견을 듣곤 했는데 이번엔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오찬 초대와 관련해서도 "전화 한통 없이 외무부를 통해 팩스 한장 보내고 초청했다고 하는 식의 야당 무시는 정말 처음"이라며 "너무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앞서 정 총리는 김 대표 예방 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전병헌 원내대표에게도 "읍소"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원하면 민주당과 당정협의를 하는 식으로 소통도 하고,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도와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에 "(정부와 야당이) 가깝게 지내야 하는데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당신처럼 느껴진다"며 "많은 설명과 소통이 이뤄져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민주당도 바란다. 민주당을 국정 동반자로 인식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문제를 지적하며 문 후보자에 대한 사퇴 요구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정 총리는 이에 대해 "아마 검증이 조금 충분하지 못한 점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조그만 실수로서 앞으로 각오를 달리해서 전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아량을 가져달라"고 답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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