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 파업 돌입..개항 후 처음
노조 "고용 보장하라" vs 공사 "교섭대상 아니다"
2013-11-01 14:09:19 2013-11-01 14:12:48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이는 지난 2001년 공항 개항 이래 정규직·비정규직 노조를 통틀어 첫 파업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측이 노조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1일 오후 1시부터 단계적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참여인원은 여객 터미널 청소업무를 하는 환경지회 190여명과 시설 유지·보수업무를 하는 설비지회 240여명이다.
 
지부 소속 조합원 중 근무자를 제외한 휴무·비번자들은 경고파업 집회에 함께할 예정이다. 특히 경고 파업에도 인천공항공사가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오는 5일부터는 파업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경고 파업으로 약 500여명의 노동자가 참여한다"며 "향후 공항공사의 태도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투쟁 수위를 높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가 1일 오후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사진=공공운수노조)
 
◇노조 "고용 보장하라" vs 공항공사 "교섭 대상 아니다"
 
노조가 현재 요구하는 사항은 ▲고용안정 보장 ▲임금인상 및 착취구조 개선 ▲교대제 개편 및 인력 충원 ▲노조활동 보장 등이다.
 
무엇보다 고용보장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실제 하청 노동자들은 3년(평가에 따라 2년 연장 가능) 주기로 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만성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업체가 변경될 경우 이전 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신규업체 입사절차에 따라 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하는데, 이 과정에서 노조간부들을 중심으로 재계약이 안되거나 업체들이 임금·노동조건 저하를 시도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 노조측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공항공사는 3280만원의 임금을 지급해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지만 실제 받는 연봉은 평균 2700만원"이라며 "그만큼 중간 착취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규직의 경우 교통비로 45만원이 지급되는데 반해 비정규직은 18만원만 지급된다"며 "이와 같은 명백한 차별을 시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측은 비정규직 노조원의 사용자는 해당 용역업체이므로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공항공사는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은 독립적 회사"라며 "노조원 고용이나 처우 등과 관련된 사항에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첫 파업.."큰 차질은 없을 듯"
 
인천공항 사상 첫 파업이지만 여객이나 화물 운송에는 당장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측은 주로 환경미화나 시설보수, 탑승교(이착륙 연결통로) 운영, 공항소방대 인력으로 일하는 이들의 파업에 대비해 대체 인력을 준비시켰다.
 
공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부터 파업 이야기가 나와 이들이 일하는 대부분 분야에 대체 인력을 준비해 둔 상태"라며 "파업 규모 등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는 것을 보고 인력 투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같은 용역업체를 통해 대체 인력을 들여오는 건 명백한 불법"이라며 "공항공사는 장기파업을 유도하지 말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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