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올림푸스, 한국시장 '마지막 승부수'
오가와 하루오 사장 방한..마땅한 대책 내놓지 못해
2013-10-14 15:16:34 2013-10-14 15:20:21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벼랑 끝에 내몰린 올림푸스가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오가와 하루오 이미징 사업부 사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국내 카메라 시장에서 침몰을 면치 못하고 있는 올림푸스한국의 구원 투수로 나섰지만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신제품 출시 행사에 얼굴을 비추는 것 말고 '추락'하고 있는 시장 입지를 개선할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때 디지털 카메라업계 강자였던 올림푸스는 국내 시장에서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20% 중반대의 점유율로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빅3'로 꼽혔지만 지금은 소니,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캐논, 니콘 등 새롭게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에게도 밀린 상황이다.
 
14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은 소니와 삼성전자의 양강구도가 갈수록 확고해지는 양상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소니는 시장점유율 51%, 삼성전자가 34%를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 점유율을 합치면 무려 85%로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올림푸스의 점유율은 5% 미만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올림푸스가 니콘, 캐논 등 뒤늦게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보다도 점유율이 뒤쳐졌다는 점이다. 일찌감치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진출해있던 올림푸스의 점유율이 이토록 급락하게 된 배경은 브랜드 파워, 마케팅, 유통망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분석.
 
신제품 ‘OM-D E-M1’이 공개된 14일 오가와 하루오 사장 올림푸스 사장이 이례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내부적으로는 일본 본사 사장의 방한 자체로 일정 부문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을뿐만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의 회생 방안 등을 직접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돌기도 했다.
 
◇오가와 하루오 올림푸스 이미징사업부 사장.(사진제공=웰컴)
 
하지만 이날 하루오 사장도 한국 시장에서 올림푸스가 부활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지는 못했다. 때문에 '게임의 법칙'이 달라진 국내 시장에서 올림푸스가 생존할 확률은 요원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전망이다.
 
카메라 부문에서 실적 부진을 타개할 만한 시장 전략을 요구하는 기자 질문에 하루오 사장은 "의료기기 사업이 영업이익에 기여하고 있지만 카메라, 영상기기 사업부는 적자"라며 "이를 위해 증자를 실시하고 있으며 건전한 경영으로 돌릴 수 있다"는 애매한 답변만을 내놨다. 이후 주요 관계자들이 기자들 질문 공세에 "한국 시장은 어렵다"는 말을 반복할 수 밖에 없던 것도 같은 이유다.
 
해외 카메라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림푸스 본사 사장이 한국을 직접 내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고,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의 회생이 절박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다만 본사 사장이 참석했는데도 한국 시장에서의 실적 부진과 판매량 감소에 대한 확실한 전략과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부분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잇단 비리와 부정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는 점도 올림푸스의 앞날을 더욱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영국 중대비리조사청(SFO)은 올림푸스 본사와 영국 자회사 자이러스에 대해 10년 이상 분식회계로 실적 손실을 은폐해 왔다는 이유로 기소했다. 이는 일본 최대 회계 부정 스캔들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지난 7월초 일본 도쿄 지방법원은 분식회계와 관련해 허위 재무보고서를 제출한 올림푸스 전 임직원 3명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올림푸스에는 약 7억엔(한화 80억원 수준)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는 시장의 명언이 올림푸스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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