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국내증시에서 '미운오리'로 치부됐던 은행주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경기회복과 함께 은행의 실적도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특히, 우리금융의 민영화 이슈도 은행주의 반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KRX금융업종지수는 8.64% 올랐다. 조선(14.6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은행주의 이러한 강세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된 영향이 크다.
지난 3분기 국내 시중은행은 저금리에 따른 마진 하락에 채권평가손실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건설과 조선업종의 부실 여신에 대한 막대한 규모의 충담금을 쌓았다.
이 때문에 은행들의 실적이 더 나빠지지 않고,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7분기째 하락하던 순이자마진(NIM)의 진바닥 확인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펀더멘털 개선기 진입으로 금리 인상 시점이 거론되고 있고, 풍부한 대출여력에 기인한 수신경쟁 지양, 은행 수익성 우려에 대한 금융당국의 태도 등을 감안할 때 바닥을 확인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도은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이 적어 연말로 갈수록 NIM 방어가 용이해질 것"이라며 "대출도 점차 회복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비용측면에서도 충당금 부담이 완만하게나마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판관비 통제도 강화되고 있어 이익을 훼손할 변수는 제한적"이라며 "이에 따라 2분기를 바닥으로 해서 실적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경기 개선과 부동산시장에 대한 안정 기대감도 은행주의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하반기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에서 3%대로 회복하는 국면이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사이클이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새 정부가 쏟아 부은 내수부양 정책들이 하나 둘씩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경제안정과 부동산 안정 등의 조짐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근 우리금융 민영화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점도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방은행 매각의 예비입찰 마감 결과, 예상보다는 인수지원업체가 많아 일단 첫번째 민영화 시험을 잘 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최종인수자 확정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은행섹터의 시장 관심을 유도하는 역할 정도는 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현재보다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3분기 NIM이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주가가 실적 개선을 반영하고 있어 은행주에 대한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은갑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의 3분기 NIM은 시장기대와 달리 상승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3분기 NIM은 2분기대비 0.03%포인트 정도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현재 은행주 주가는 밴드 상단에 해당돼 은행주 비중축소 시기를 가늠할 때"라며 "최근 은행주 상승은 은행주 자체의 펀더멘털 상 긍정적 변화보다는 외국인의 한국 시장 대규모 매수에서 비롯된 바가 크기 때문에 추격매수보다는 수급변화에 의한 하락 위험을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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