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3 결산)스마트폰·TV·가전의 미래를 엿보다
3대 키워드는 스마트·에너지·차세대 TV
2013-09-10 16:15:31 2013-09-10 16:19:09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최대의 가전제품박람회 'IFA 2013'이 오는 11일(현지시간) 막을 내린다. 올해 IFA는 전 세계 1300여 업체가 첨단 기술의 장이 펼치며 스마트폰, TV를 비롯한 각종 생활가전제품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이번 IFA에서 나타난 세계 가전, IT업계의 트렌드는 크게 ▲스마트 ▲차세대 TV화질 ▲에너지 효율성 등으로 압축된다. 각 업체들이 엇비슷한 제품 전력으로 경쟁하는가 하면 주요 기업별로 차세대 제품 전략이 상이한 경우도 많았다.
 
또 행사 초반부터 삼성전자(005930), 소니 등이 경쟁적으로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행사를 뜨겁게 달궜고, TV부문에서는 삼성과 LG가 유기형발광다이오드(OLED)와 울트라HD(UHD)를 넘나드는 '세계 최초', '세계 최대' 경쟁을 벌여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독일 '메쎄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IFA 2013'.(사진제공=IFA 홈페이지)
 
◇시험대 오른 삼성 갤노트3·갤기어
 
삼성전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저녁 베를린 시내에 위치한 템포드룸에서 갤럭시노트3와 스마트형 손목시계 갤럭시 기어를 공개했다. 현재까지의 내외신 반응은 '놀라움과 아쉬움'이 섞여있다. 갤럭시노트3가 전작들의 명성을 잇는 대작임을 입증하며 하반기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면, 갤럭시 기어는 높았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탓에 실망과 아쉬움을 남겼다.
 
우선 갤럭시노트3의 경우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완성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섬세함이 담긴 후면 디자인에 두께는 전작에 비해 약 1mm 얇아졌고 무게도 12그램 줄었다. 최대 강점 중 하나였던 S펜도 강화돼 S펜의 버튼만 누르면 5가지 주요기능들이 부채모양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나는 '에어커맨드'가 도입됐다.
 
◇삼성전자가 지난 4일 독일 베를린에서 공개한 갤럭시노트3(왼쪽) 갤럭시기어(오른쪽).(사진제공=삼성전자)
 
반면 삼성전자가 애플, 구글보다 한발 앞서 스마트 손목시계 시장 선점을 노리고 공개한 갤럭시 기어에 대해서는 국내외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IT 전문매체들을 중심으로 '웨어러블 PC'로서의 기기 성능, 디자인, 호환성 측면에서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기존 페블, 소니 등이 내놓은 스마트워치와 비교해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많다.
 
IFA 현장에서 만난 국내업체 관계자는 "아직 정식 출시된 제품은 아니지만 착용감이나 시야각 등에서 보완할 점이 많아 보인다"며 "카메라나 음성인식 등을 제외하면 기존에 나와 있는 제품들과 큰 차이가 없고 아직 일부 갤럭시 시리즈 이외에는 다른 제조사 스마트기기와의 연동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큰 약점"이라고 설명했다.
 
소니는 갤럭시노트3 언팩 당일 전략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1'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소니 특유의 광학기술이 담긴 'G 렌즈', 대형 1/2.3 타입의 시모스(CMOS) 이미지 센서, 이미지 프로세싱 엔진(BIONZ for mobile) 등이 탑재됐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기반으로 '고화질 콘텐츠 시대'를 열겠다는 소니의 전략이 담긴 제품이다.
 
◇삼성 VS. LG..세계 최초·최대 전쟁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화질, 크기 경쟁도 치열했다. IFA 행사 전날 삼성전자가 회심의 '최고 화질'에 '커브드' 카드를 꺼내들자 LG전자는 최고 화질에 최대화면 크기를 얹어 반격에 나섰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차세대 TV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두 회사의 한 치 양보 없는 경쟁은 올해 IFA를 뜨겁게 달궜다.
 
5일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커브드(곡면) UHD(초고화질) TV'를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한 커브드 UHD TV는 55인치와 65인치로 세밀한 화질과 몰입감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UHD TV는 패널 특성상 곡면 형태를 구현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곡면을 실현했다.
 
◇LG전자가 지난 6일 공개한 77인치 울트라HD 곡면 올레드 TV.(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도 이번 IFA에서 세계 최대 크기의 77인치 'UHD 곡면 올레드 TV'를 공개하며 삼성전자에 맞불을 놓았다. 다만 UHD TV에서는 곡면을 채택하지 않았다. 조택일 LG전자 HE사업본부 상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커브드 TV는 올레드에 집중할 것"이라며 "LED(발광다이오드)로는 커브드 UHD TV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삼성, LG보다는 다소 기술 수준이 뒤쳐져있지만 소니와 파나소닉, 중국 4대 메이저 제조업체들도 UHD TV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소니는 지난 1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처음 선보인 56인치 울트라HD OLED TV를 다시 들고 나왔고, 파나소닉도 55인치 울트라HD OLED TV를 전시했다.
 
특히 파나소닉의 경우 이번 IFA에서 자체 패널 기술로 개발한 UHD OLED TV를 공개해 삼성전자, LG전자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삼성, LG 관계자들은 "아직 기술 수준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반응이지만 당초 예상보다 일본의 추격이 거세다는 점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스마트 가전의 방향성을 엿보다
 
올해 IFA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굵직한 흐름은 TV, 냉장고, 세탁기, 오븐 등 모든 가전제품이 하나로 연결되는 '스마트홈'(Smart Home)이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 2013에서 시작된 '연결사회'(Connected Society)에 대한 비전이 가전제품으로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올해 IFA 참가기업 중 스마트홈 시스템에서 가장 주도적인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양사의 스마트홈 시스템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모든 제품 간 연결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반면 파나소닉, 밀레, 지멘스 등 가전업계 '터줏대감'들은 좀 더 실생활에서의 사용자 편의와 에너지 효율을 강조하는 스마트 가전제품을 선보이며 방향성의 차이를 나타내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IFA 2013에서 공개한 스마트홈 시스템의 '마스터키' 화면.(사진=뉴스토마토 DB)
 
우선 삼성전자는 와이파이(WiFi) 방식의 통신 환경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버튼 하나로 다수의 제품을 동시에 제어하는 '원터치' 구동 방식을 핵심 기능으로 내세웠다. 또 각 제품에 설치된 카메라로 집안 내부 상황을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관찰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에 비해 LG전자 스마트홈은 '직관성'을 강조했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스마트홈은 쉬워야 한다'는 철학이 녹아든 결과라는 전언이다. 스마트폰과 냉장고, 광파오븐의 연결성을 활용해 구매목록이나 식품, 식재료의 명칭, 유통기한 등을 관리하거나 레시피를 오븐이 직접 인식해 간편한 요리를 지원하는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지멘스, 파나소닉 등은 인덕션 등의 주방가전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멘스가 이번 IFA에서 선보인 '다이렉트 인덕션'은 널찍한 가열대 아무 곳에나 냄비를 올려놓아도 센서가 이를 감지해 알아서 가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터치스크린을 조작해 각 냄비의 가열 강도, 시간 등을 제어할 수도 있다.
 
파나소닉 전시관에서도 비슷한 형식의 '프리 인덕션'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멘스와 마찬가지로 냄비나 프라이팬을 아무 곳에나 올려놓아도 기가 놓인 곳에만 열을 전달하고 개별적으로 디스플레이 창이 떠서 가열 강도, 시간 등을 각각 설정할 수 있다.
 
유럽 가전업계 강자인 밀레는 스마트보다 에너지 효율성을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태양열을 이용한 지능형 전력망(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드럼세탁기, 의류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생활가전제품에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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