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다른 '수박형' 종목들 '주목'
사업다각화 기업 늘어.."본업과 연계할 수 있는 사업해야"
2013-08-20 10:21:28 2013-08-20 12:53:34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최근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에 골몰하고 있다. 지속된 업황 부진속에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주력 업종이 아닌 이(異)종의 업종에 눈을 돌리며 위기탈출에 나서기 때문이다.
 
19일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콘텐츠 제작업체 레드로버(060300)에 대한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3차원(3D) 콘텐츠에 대한 기술력과 제작능력을 갖춘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매니지먼트 사업분야가 아닌 영화 배급과 라이선싱 사업 등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러스트=류채린)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이미 화장품 제조업체인 코스온에도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투자를 결정하며 화장품 사업으로의 확대에 나선 바 있다.
 
패션·섬유·화학 기업인 제일모직(001300)도 지난 9일 삼성전자(005930)와 함께 독일 유기발광디아오드(OLED) 재료 업체 노바LED를 1731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OLED TV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자부품업체인 우전앤한단(052270)도 주방용품 시장에 진출했고, 이동통신회사인 KT(030200)는 손자회사인 BC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본격적인 통신사업과의 조화를 모색하고 있다.
 
SK(003600)에너지, GS칼텍스, S-Oil(010950) 등 정유업계도 중국과 국내 등에서 PET병 재료를 증설하는 사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 정제 마진 감소 탓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부품 부문에서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 분야에서 강점을 갖춘 기업들이 전혀 다른 사업분야로의 확장에 나서는 것에 대해 긍정론과 부정론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들 이종업종간의 결합이 충분한 시너지를 내며 새로운 가능성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소속 연예인을 통한 한류 열풍을 기반으로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구현해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안정적인 캐시카우로서의 화장품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하지만, 패션 기업이 유기발광바이오드(OLED) 사업에 나서는 것처럼 겉과 속이 다른 '수박형 종목'들로 그친다면 기업 본업의 사업성과 안정성마져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시장에서도  이들 기업의 이종 결합에 대한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우전앤한단은 신사업 계획을 밝힌 지난 4월10일 이후 주가가 무려 22.16%나 급등했다. 제일모직도 4%대의 상승세를 기록했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2일부터 등락을 거듭한 끝에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KT는 자회사 편입발표 후 0.83%가 하락하며 기대밖의 모습을 이어갔다. 
 
증권 업계는 본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와의 이종 교배가 성공의 관건일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KT의 기존 통신 사업은 대부분의 영역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민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와이지엔터의 주가 흐름은 엔터 부문 대장주인 에스엠(041510)의 주가와 연동된 경우"라며 "이 회사의 신사업은 스타 마케팅을 활용할 수 있어 콘서트, 음반 부문의 수익성 감소를 만회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한섭 SK증권 연구원도 "제일모직은 이미 전자재료 부문에서 40%의 이익을 얻고 있는 기업"이라며 "이번 인수 건은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LG하우시스(108670) 등 건자재 업체들은 기존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동차부품과 소재 사업을 강화해 매출이 늘고 있다. KCC(002380)의 경우 건축용 유리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유리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이달 들어서만 4.41% 상승했고, 같은 기간 KCC는 14.10%나 올랐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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