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14일 국정원 국조특위 청문회에 불참할 경우에 동행명령을 이용해 16일에 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새누리당에 요구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사태를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조특위 민주당측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은 반드시 별도의 청문회를 열어야 된다며 14일 청문회에 두 사람이 불출석할 경우 동행명령장 발부를 통해 16일 추가적인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협조하고 의결하는데 도와줘야한다"고 압박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4시28분 김용판 전 청장이 국회로 보낸 불출석사유서를 공개하며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이 이보다 앞선 오후 2시50분 김 전 청장의 14일 청문회 불출석과 21일 청문회 출석 의지를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벌써 새누리당과 김용판, 양측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맹비난하며 "새누리당이 16일 청문회 개최 의결에 협조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매우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새누리당이 져야한다"고 경고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12일 신기남 국조특위 위원장 앞으로 보낸 '불출석사유서' 사본(사진=한광범 기자)
정 의원은 또 불출석사유서를 보낸 김용판 전 청장의 행태에 대해서도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김 전 청장이 보낸 불출석 사유를 보면 재판도 아닌 재판준비기일이다. 그런데 저희가 알아본 결과 재판준비기일에 필요한 시간은 14일 오전 11시부터 30분 가량이라고 한다. 이것 역시 지금까지 관례상 피의자는 불참하고 변호사만 출석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보, 천보, 만보 양보해서 재판준비기일에 본인이 꼭 나가겠다고 주장한다면 저희는 기다렸다가 오후에 청문회를 개최할 용의도 있다"며 "또 본인이 21일 청문회에 나올 의지가 있다면 불출석사유서에 21일 출석하겠다는 의견을 개진하면 될 일이지, 그것을 새누리당에게만 통보해 마치 짜고 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21일에도 출석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세훈 전 원장과 김용판 전 청장의 청문회가 19일 이전에 실시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 의원은 "19일에 (원세훈, 김용판 이외의) 나머지 증인들이 오는데 핵심 증인인 두 사람이 먼저 증언해야 나머지 증언도 거기에 맞춰할 수 있다"며 "'원판'이 뒤로 간다는 것은 양복 단추를 거꾸로 꿰겠다는 것이기에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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