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국내에서 가장 활성화된 앱 오픈마켓인 구글플레이를 보면 매출순위 상위 15개 어플 중에서 무려 6개가 이른바 ‘넷마블표 게임’이다. 특히 ‘모두의마블’, ‘다함께차차차’, ‘마구마구2013’ 등은 1위에 오르며, 국민게임 ‘애니팡’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시적 성과 덕분인지
CJ E&M(130960) 안에서 게임사업부인 넷마블의 위상은 나날이 올라가는 추세다. 회사실적을 악화시키는 ‘미운오리새끼’에서 강력한 모멘텀을 제공하는 ‘백조’로 역할이 바뀐 것이다.
이같은 넷마블의 선전 요인은 무엇일까. 업계 많은 사람들은 변화 중심에 2011년 방준혁 넷마블 창업자의 복귀가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방준혁 창업자는 세간에 널리 알려지진 않았으나 게임업계에서는 김정주 넥슨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036570) 대표와 비견되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2000년 게임포털 넷마블을 만들었고, 불과 2년 만에 연매출 270억 규모의 알짜기업으로 키웠다.
사업이 궤도에 오를 무렵 CJ에 회사를 매각한 그는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하다 2006년 게임업계를 떠났다. 그리고 ‘인디스앤’이라는 통신개발업체를 세우고, ‘하나로드림’,
소프트맥스(052190),
윈포넷(083640), 손노리, 애니파크 등 여러 IT업체에 투자하며 제 2의 인생을 보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그가 떠난 넷마블은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에게 업계 주도권을 내주며 서서히 존재감을 잃기 시작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요 캐시카우인 ‘서든어택’ 독점 재계약에 실패해 상당 규모의 매출 타격을 겪어야만 했다. 이에 CJ E&M은 방준혁 창업자를 구원투수로 주목, 신임고문에 임명하며 실질적 경영을 맡겼다.
업계에서 보는 그의 장점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추진력이다. 방 고문은 사람들의 기대대로 모바일사업과 신작 온라인게임 출시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고 전자에서 좋은 반응이 나타나자 여기에 회사 역량을 집중, 성과를 극대화했다.
지난 1분기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부문 매출은 무려 49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컴투스, 게임빌처럼 오랜 기간 모바일게임을 제작하고 유통한 업체들의 매출을 훨씬 상회하는 숫자다.
그의 성향 중 다른 하나는 워크홀릭적인 모습이다. CJ E&M 고위관계자는 “방준혁 고문은 '기러기 아빠'로서 줄곧 주말에도 회사에 나와 일을 한다”며 “이로 인해 모바일사업부 임직원이 높은 업무강도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마블에서 방준혁 고문의 입지는 절대적이다. 창업자로서 갖고 있는 상징성에 가시적 성과까지 내고 있으니 직원들이 믿고 따르는 것이다. 아울러 CJ E&M의 게임개발 자회사인 CJ게임즈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그의 지배력을 뒷받침해주는 요소다.
물론 방 고문과 넷마블에게도 숙제는 존재한다. 가장 먼저 사업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 부문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마계촌’, ‘하운즈’ 등 올해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게임은 기대보다 못한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중요 매출원 중 하나인 웹보드게임 부문이 규제 강화로 위축 가능성에 노출됐다.
현재 ‘잘 나가는’ 모바일사업 또한 약점이 있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지금까지 성공은 ‘카카오 게임하기’에 빠른 입점을 시도하고, 캐주얼 장르의 게임을 우선적으로 내놓는 등 이른바 ‘트렌드 따라잡기’를 효과적으로 실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 한 관계자는 "과연 이것이 지속가능한 전략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성공에 대해서는 인정, 하지만 앞으로 성공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답했다.
지난 2년간 방 고문은 훌륭한 경영수완을 선보였다. 회사는 명실상부 모바일게임 맹주로 떠올랐고, 일부에서는 방 고문의 복귀를 두고 ‘왕의 귀환’이라 칭송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넷마블이 1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먼 게 사실이며, 해소해야 할 문제점도 많다. 방 고문의 성공스토리가 쭉 이어질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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