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의 역할이 주목되는 가운데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제조업에 대해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4일 '제조업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를 놓고 중소기업인과 정책입안자, 연구기관 등이 모여 머리를 맞댔지만 중소 제조업의 열악한 현실만 다시 확인하는데 그쳤다. 현실은 여전히 어려웠고, 마땅한 대안은 보이질 않았다. 그렇다고 희망마저 꺾인 것은 아니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중소 제조업에 부족한 것은 바로 판로와 품질 부족, 적정 납품단가 조정"이라면서 "중소기업 사업체의 비중은 전체의 99.9%임에도 대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하고 거래관계에서 불공정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판로부족의 답은 바로 수출"이라고 진단했다. 대기업의 수출 비중은 60%후반대인데 반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은 채 1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 참여업체 비중도 중기업은 29%, 소기업은 10%다.
아울러 그는 "전체 중소기업 중 매출액 대비 대기업 납품액 비율이 44.5%에 달해 대기업과의 하청거래에 얽히면서 중소기업이 제대로 가격을 보전받지 못하는 점을 미뤄 보아도 중소 제조업은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밖에도 ▲공정거래 관계 확립 ▲기술개발 및 생산성 증대 등 경쟁력 제고 등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민겨에자문회의와 중소기업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창조경제와 중소기업 :제조업의 재발견' 세미나가 열렸다.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나경환 생산기술연구원장은 "정책의 포인트를 중소기업 중심에 두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 산·학·연·관 개방형 협력 생태계 구축을 통해 수요자와 연구자 간의 '만남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기업은 인력에 달렸다"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중소기업에 좋은 인력을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공론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 직후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중소기업 대표로 참여한 이재광 광명전기 대표는 실효성 없었던 과거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탁상공론으로 정책이 마련되다 보니 현실과 맞지 않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을 도와주겠다는 기관과 단체가 수없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도움받은 업체는 없다. 이론적인 정책만 내놓지 말고 우리 중소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달라"고 말했다.
또 "지나치게 많고 복잡한 인증문제 개선과 정책 집행 후 점검 과정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강국인 일본의 선례를 참고해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갑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일본을 대표하는 활기찬 중소기업300사'라는 책 발간을 통해 중소기업이 일본 경제를 받치는 허리역할을 한다는 건전한 여론 형성에 이바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중소기업에 인재를 끌어들일 만한 인식개선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훈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창조경제 구현에 필요한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어떠한 기업들이 지원대상인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중소기업 정책의 집행기관과 평가주체를 분리해 정책의 실효성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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