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최승환기자] LG전자가 올 2분기 외형적 성장세를 유지하며 비교적 선방한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에어컨 사업이 사상 최대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TV와 기타 가전제품도 호조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부문이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전략 스마트폰 'G2'의 성공 여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에어컨이 2분기 스마트폰 부진을 상쇄했지만, 계절적 성수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실적 상승의 모멘텀은 '실종'됐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TV 역시 낮은 영업이익률에 허덕이고 있어 총체적 재점검이 절실해졌다.
LG전자(066570)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2323억원, 영업이익 4793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 줄어들었다. 직전 분기였던 1분기 대비해서는 매출은 8%, 영업이익은 37% 늘었다.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는 매출액 3조1878억원, 영업이익 121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09년 사업본부 출범 이후 최대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 연구개발(R&D) 투자가 확대됐지만 원가개선에 성공하면서 전 분기보다 소폭 증가한 3.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에어컨에너지(AE)사업본부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놨다. 매출액 1조7335억원, 영업이익 171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전 분기 대비 42% 증가해 에어컨 사업본부 출범 이후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계절적 성수기에 힘 입으며 LG전자를 뒷받침했다.
TV사업을 총괄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매출액 5조5033억원, 영업이익 1065억원을 기록했다. LCD TV 판매 호조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한 반면 PDP TV 및 IT 시장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해선 매출이 소폭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 대비 1.3%포인트 상승하며 낮은 문턱을 넘는데 성공했다.
스마트폰을 내세운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매출액 3조1231억원, 영업이익 612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17% 증가한 12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분기당 최대 스마트폰 판매수량 기록을 갱신했지만, 당초 증권가 우려대로 영업이익률이 1.9%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다만 스마트폰 매출이 지속적인 상승세에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국내시장 수요가 잔뜩 얼어붙은 상황에서 해외에서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판매량 증대가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부분이 낮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여기에다 하반기 LG전자 실적을 좌우할 G2가 내달 미국에서 첫선을 보임에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안착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고가의 하이엔드 스마트폰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하락길로 접어든 가운데 갤럭시노트3, 아이폰5S 등 쟁쟁한 대작들과의 경쟁도 난제로 꼽힌다. 라인업의 다양화를 통한 신흥시장 공략은 주효할 것으로 분석됐다.
LG전자는 3분기 전망과 관련해 "TV 시장은 수요 부진 속에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HE사업본부는 OLED TV, 울트라HD(UHD) TV등 시장 선도 제품 출시를 확대하며 차세대 TV 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효율적인 마케팅 활동 및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구조를 지속 개선할 계획이다.
휴대폰 시장은 LTE폰을 중심으로 대형 제조사별 시장점유율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MC사업본부는 'G2'로 프리미엄 LTE시장 경쟁력을 확고히 다지는 동시에, 보급형 'L시리즈II' 'F시리즈' 등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HA사업본부는 에너지 규제 강화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함에 따라, 대용량·고효율의 차별화된 제품 리더십으로 매출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AE사업본부는 비수기로 인해 에어컨 수요는 감소하겠지만, 여름을 맞이하는 남반구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상업용 에어컨의 해외 출시로 '건전한 매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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