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이순우 회장 취임후 한달이 지나도록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미뤄지고 있어 조직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새 회장의 취임과 동시에 계열사 사장 인사를 속전속결로 끝낸
KB금융(105560)지주와 대비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053000)의 계열사인 광주은행을 비롯해 우리카드,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등 9개 계열사 CEO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
계열사 중 CEO 인선이 마무리된 곳은 유임이 확정된 경남은행, 우리파이낸셜,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새 수장을 맞이한 우리투자증권뿐이다.
우리금융 자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 계열사 CEO 인사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니었다"며 "최종 후보에 대한 인사 검증 작업만 한 달 가까이 걸리는 게 말이 되냐"고 토로했다.
지난달 이 회장이 취임한 후 열린 자회사 대표이사추천위원회에서 일부 계열사 CEO의 재신임 여부를 확정하면서 선임이 마무리 절차를 밟는 듯 했으나 다시 20여일이 지나도록 무소식이다.
조직 안팎에서는 청와대의 인사검증 방침을 계열사 CEO 선임 지연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들도 "조직 내부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청와대 측의 승인이 나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인사 승인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도 늘고 있다. 부사장이 업무를 대행하면서 당장은 업무 리스크가 크지 않지만, 인력 재배치와 조 개편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이번주 중으로는 CEO인선의 윤곽이 잡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27일 열리는 그룹 경영전략회의는 이순우 회장체제 출범 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전 계열사 CEO와 임직원, 그리고 부점장급 직원 2500여명이 참여한다.
만약 이 때까지 계열사 CEO 인사가 결정되지 않으면 은행을 제외한 13개의 계열사 중 경남은행, 우리파이낸셜, 우리투자증권 대표만 참석하게 된다.
다른 관계자는 "회장 임기가 내년 말까지로 짧은데 한달 이상을 CEO 교체에 매달리고 있다"며 "민영화가 빨리 돼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경영공백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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