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책임론에 취득세정책 미완성 발표..시장은 더 혼란(종합)
2013-07-22 13:57:17 2013-07-22 14:00:37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가 22일 취득세 세율을 인하한다는 원칙을 정해 발표했지만, 인하 시기와 폭을 정하지 않은 채 단순히 인하하겠다는 내용만 공개하면서 당분간 시장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취득세 논란에 대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조급해진 정부가 불완전한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안전행정부는 이날 오전 11시45분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합동브리핑을 갖고, 취득세 인하문제에 대한 정부 부처간 조율 내용을 발표했다.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취득세율을 인하한다는 기본 전제하에 지방세수보전 등 재원조정문제를 포함해 관계부처간 논의를 진행중에 있으며, 8월말까지는 구체안을 마련해 9월 정기국회에 입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지난 17일 현오석 부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토부와 안행부 장관을 불러 모아 논의한 결과 이 정도 수준의 합의는 이끌어 냈다는 점을 공개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취득세율 인하를 언제부터 하게 될지 얼마나 인하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못했다.
 
브리핑을 주재한 김낙회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인하 폭과 관련해서는 안행부, 국토부와 협의 중이다. 인하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합의돼 있지만, 구체적인 인하폭은 재원문제가 있어서 더 협의해서 8월말까지 발표할 것"이라며 "중앙과 지방정부간의 기능조정에 따른 재원조정문제도 함께 논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취득세 인하와 관련해 긴급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왼쪽부터 안전행정부 배진환 지방세제정책관, 기획재정부 김낙회 세제실장, 국토교통부 도태호 주택토지실장.(사진=기획재정부)
 
◇알맹이 없는 긴급브리핑..뭐가 급했을까
 
이날 정부의 합동브리핑은 오전 11시45분에 실시됐으며, 오전 10시경 갑작스레 언론에 통보됐다. 중요한 정책발표의 경우 1주일에서 최소 1~3일 이전에 공지가 이뤄지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조치다.
 
그만큼 취득세 문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낙회 세제실장은 "사실 정부가 지난 주에 어느 정도 합의를 했고, 그래도 실무적으로 더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논의를 거쳐 오늘 발표하려 했다. 다만 아침에 일부 언론기사가 있어서 조금 더 빠르게 발표하는게 좋겠다고 해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이날자 조간에서 정부가 취득세율 인하 방침을 정하고 거래가액별로 구체적인 세율조정내용을 정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정부간의 조율도 있었지만, 취득세율 인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지 못한 상황에서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브리핑을 긴급히 결정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 발표에 취득세를 인하한다는 원칙론만 있고 그 폭과 시기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8월말까지 구체안을 마련해 9월 정기국회에 법개정안을 제출하겠다는 것으로도 대략 법안이 처리되는 9월~10월부터 취득세 인하가 가능하다는 추측은 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할 수 있다.
 
취득세 문제에 있어서 시장의 최대 관심은 언제부터 인하될 것인가다. 취득세 인하시기가 집을 사고파는 시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7월~9월 거래절벽 더 깊어질 듯
 
지난 6월말까지로 취득세의 한시적인 인하가 종료되면서 현재 취득세율은 9억원 이하 주택은 2%, 9억원 초과주택은 4%로 환원돼 있다.
 
실제로 주택거래는 6월말에 집중되다 7월부터는 뚝 끊어진 상황이다.
 
그동안 수년간 수차례 반복됐던 것처럼 주택시장이 불안해 지면 또 다시 정부가 취득세율을 내릴 것이라는 학습효과도 더해지면서 이른바 '거래절벽'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
 
정부가 이번에 취득세를 다시 인하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면서 이러한 거래절벽은 더 깊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취득세 인하를 영구적으로 하는 것인지 또다시 한시적으로 한다는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김낙회 실장은 거래절벽 문제에 대해 "그런 문제가 없지 않아 있다"면서도 "그러나 어차피 법을 제출해서 개정해야 하고, 국회에 개정법안이 제출돼야 한다. 늦어도 9월까지는 내 놓게 되는데, 한두달 차이가 있겠지만 거래절벽은 정부가 (개정안을) 제출하는하는 때까지만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논의대상이 취득세 '영구인하'인지 '한시인하'인지에 대해서는 "이번에 논의하는 취득세 인하는 한시적이 아니라고는 말 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의 기간이 될지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한시적인 인하를 고민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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