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우리금융(053000)지주 민영화 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경남·광주은행의 매각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질 전망이다.
경남은행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BS금융(부산은행), DGB금융(대구은행)과 광주은행을 손에 넣기 위해 뛰고 있는 JB금융(전북은행) 등 매각공고 전부터 인수의사를 공공연히 밝힌 기존 은행들 이외에 대형금융지주가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실무진에게 지방은행 인수 여부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회장이 지방은행의 매각공고가 난 후 실무진에게 인수 여부를 검토해 보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경남은행보다는 광주은행 인수에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주은행을 인수할 경우 상대적으로 영업기반이 약한 호남지역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호남지역 점포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영남권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산업기반이 튼튼해 점포망이 필요하지만 호남은 상대적으로 산업기반이 약해 영남권만큼 점포망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 인수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지역별 사업 타당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이 공개적으로 지방은행 인수 참여 검토를 밝히면서 이제 금융권의 눈은 신한금융으로 쏠리고 있다.
신한금융 역시 지방은행 인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신한금융도 지방은행 인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금융환경이 썩 좋지는 않지만 금융당국과의 관계, 지방 영업력 확대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금융지주들이 실제로 지방은행 매각에 뛰어들 경우 인수전은 대형금융지주 중심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최고가 매각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인수 의지가 확실하다면 자금력이 충분한 대형금융지주사가 우선매각협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경남은행의 경우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사활을 걸고 인수전에 나선 만큼 대형금융지주사가 끼어들 자리가 없지만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광주은행은 대형지주사 중 한 곳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은행 관계자는 "최근 인수설이 나오는 금융지주들과의 교감은 전혀 없었다"면서 "광주은행 매물 가치가 높아서 인수 의지를 보이는 곳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서울을 지역기반으로 하는 대형금융지주사가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경남도민 경제에 도움이 되는 지역밀착형 은행으로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구은행이나 부산은행도 해당 지역 경제발전이 우선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방은행 설립 취지에 맞게 지역컨소시엄이 경남은행을 인수해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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