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롯데그룹의 정서가 인수를 목전에 둔 두산주류BG 임원에는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여 주목된다.
양측은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매각건 외에 롯데칠성이 두산주류 종업원 전원의 고용을 승계하고 앞으로 고용 안정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고용승계 대상에는 임원이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19일 “고용승계 부분은 직원들에게만 해당되며 임원의 경우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임원 고용승계 문제는 양측이 실무협의를 계속하되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론이 도출되길 기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이처럼 롯데측이 임원 고용 승계를 놓고 확실한 입장을 피력하지 않자 대부분의 임원이 직원과 함께 고용승계될 것으로 기대한 두산주류측은 뒤숭숭한 표정이다.
현재 두산주류BG 임원은 한기선 사장을 비롯해 모두 12명에 이른다. 이미 정황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롯데주류BG의 대표이사를 겸직키로 해 한 사장의 퇴임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일부 임원도 퇴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두산 출신 임원의 경우 당장은 아니지만 대부분 정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롯데측이 이미 두산 출신 임원 정리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두산주류 내부에서는 임원의 경우 인수 전 명예퇴직을 하면 명퇴금을 받을 수 있지만 롯데주류BG로 입사한 뒤 정리해고되면 명퇴금이 없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직원들 역시 임원들의 대거 퇴출에 이은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우려하고 있다.
두산주류 한 직원은 “대주주가 바뀐 이후 임원 인사는 당연하지만 대부분의 임원이 해임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라며 “임원 인사의 여파가 일반 직원 인사에까지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의 인수합병 대상 회사의 임원 고용 승계는 지난 2007년 말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를 인수할 당시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롯데는 대한화재의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부사장급 2명을 해임했으며 지난해 4월 롯데손해보험을 공식 출범시킨 후 정기인사에서 재무회계 중심으로 임원 3명을 해임한 바 있다.
두산주류는 인수가 마무리되는대로 롯데칠성음료 본사가 있는 서울 잠원동으로 사무실을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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