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NHN(035420)이 야심차게 설립했던 모바일 게임 전문 개발 자회사 ‘오렌지크루’의 사업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월 오렌지크루를 설립할 당시 NHN의 목표는 연인원 250명, 연간 20여개의 게임을 발매하는 모바일 게임 선두주자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었지만, 2년6개월이 지난 현재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지난해 9월 출시한 '골든글러브'가 올해 초까지 월 매출 10여억원 정도의 성과를 거뒀을 뿐, 기대를 가지고 출시했던 작품마다 흥행에 실패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오렌지크루의 영업손실액은 94여억원을 기록해, 모회사로부터 출자받은 투자액의 절반을 소진했다.
올해 초 NHN으로부터 100억원을 추가로 수혈 받았지만 상반기에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인력들의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現한게임, 이하 NHN엔터)에 따르면 올해초 150여명에 달했던 오렌지크루 개발인력은 지금은 90여명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계속 개발 인력을 뽑고 있으니 실제 떠난 인력은 훨씬 많은 셈이다.
오렌지크루는 개발 스튜디오 별로 출시하는 작품의 순이익을 회사와 스튜디오가 분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히트작이 없으니 개별 스튜디오에 돌아갈 여력도 없다.
최근 오렌지크루를 떠난 한 개발자는 “히트작을 만들어야 원하는 만큼 임금을 받을 수가 있는데, 개발작이 중도에 취소되는 경우가 많아 개발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었다”며 “모바일 게임 붐을 타고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회사로 일자리를 옮기는 일이 다반사”라고 털어놨다.
NHN 분할 후 모회사가 될 NHN엔터는 오렌지크루가 '자생력'을 갖춰야 된다는 입장이다.
NHN엔터도 주요 수익원인 웹보드 게임의 수익이 매년 줄어들어 개발 자회사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고 있고, 이미 오렌지크루나 내부에서 자체 제작한 타이틀보다는 우수한 타사의 모바일 게임을 퍼블리싱해 수익을 만들어 내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 시즌 NHN엔터의 발매예정 기대작인 ‘이너월드’나 ‘매직 킹덤(가칭)’도 모두 외부에서 조달한 게임들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계속해서 적자를 내는 자회사를 NHN엔터가 언제까지 끌고 갈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며 "올해 하반기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사업 유지가 힘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NHN엔터 관계자는 “오렌지크루가 지난 2년6개월간 기대에 못미친 성과를 낸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앞으로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 초 채유라 대표 취임 이후 전 스튜디오가 빠르게 시장에 대응하고 있으며, 최근 출시한 ‘모리아사가’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오렌지크루는 하반기에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캐주얼 게임을 출시하는 등 상반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렌지크루는 지난 2011년 1월 NHN이 200억여원을 출자해 설립한 모바일게임 개발 자회사로, 오는 8월 말 NHN이 네이버와 NHN엔터로 분할되면 NHN엔터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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