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잇달아 나오며 하반기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짙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소비심리와 부동산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미국경제는 하반기에도 주택시장과 더불어 고용, 소비, 제조업지표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후 하반기 회복) 전망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양적완화 축소가 변수가 될 수있다는 관측이다.
◇하반기 美경제성장률 2%대 초반 예상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사전 예상치 2.4%를 하회하는 결과다.
자동예산삭감 장치인 시퀘스터 발동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이 회복되면서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 0.4%에 비해 상승했다.
2분기 성장률은 1.7%, 하반기 들어 3분기에는 2.2%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GDP성장률(자료출처=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마이클 가펜 바클레이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컨센서스가 견조해지고 있다"며 "민간부문이 전체 경기를 성장세로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GDP 성장률이 2.3~2.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경제지표 전망 낙관..회복세 조짐
연준이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개선세가 확인되면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주요 경제지표들의 결과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주시하고 있는 고용지표는 하반기 들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5월 실업률이 전월 기록 7.5%를 상회하는 7.6%로 집계되면서 고용시장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오는 5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6월 실업률이 다시 7.5%로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반기에는 이보다 더 하락한 7.2~7.3%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다.
주택가격 또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주택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레고리 하예스 유나이티드테크놀러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주택시장의 신규 주문이 강하게 증가했다"며 "정부가 지난 3월 시행한 예산 자동삭감장치 '시퀘스터'가 조금은 타격을 줄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남은 하반기는 큰 충격 없이 현 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6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경기지수는 전달 49에서 50.5로 상승해 확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중국·유럽발 경기침체로 전체적인 경기 회복세의 혜택을 완전히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가계 자산의 증가로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4.1로 예상치 83.0을 웃돌았다. 향후 6개월 경기기대지수도 전달 75.8에서 77.8로 상승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이 버거 RBS시큐리티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노동시장의 점진적인 회복과 주택가격 상승에 익숙해졌다"며 "올해 하반기 지표가 상반기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인플레이션율은 1.5%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5월 설문조사 결과인 예상치 1.7보다도 낮은 수치이며 2009년 이후 최저치다.
◇하반기 경제, 출구전략이 '변수'될 수 있어
그러나 이 같은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출구전략이 예상보다 빨리 시행될 경우 미국 경제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월가에서는 빨라야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부터 자산매입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출구전략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축소가 시작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시장 전문가 사이에서도 실물경제를 대표하는 주택지표와 소비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오는 가을 쯤에는 출구전략이 시행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출구전략이 본격 시행되면 금리인상이 가속화되면서 주택시장이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키스 검빙거 모기지론 정보회사 HSH어소시에이트 부사장은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주택구입비용 상승으로 주택수요를 둔화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평균금리는 4.46%로 올라 일주일 새 0.53%P 상승했다.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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