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본격적으로 미국 국채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외국 금융기관을 대신해 갖고 있는 미국 국채보유량은 2조9300억달러로 전주대비 324억달러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7년 240억달러 감소를 훨씬 웃도는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전세계 기관들의 미 국채보유 규모는 지난 4주 중 3주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앙은행뿐만 아니라 민간투자자들도 미국 국채비중을 줄이고 있다.
펀드조사업체인 EPER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채권펀드에서 한 주간 233억달러가 환매됐다.
이 중 절반에 달하는 106억달러는 미국 채권펀드에서 빠져나갔다. 아시아에서도 56억달러 환매됐다.
채권시장 동요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올해 연말 자산매입을 축소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채권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이 본격화됨에 따라 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5월 초 1.62%에서 지난달 26일 2.6%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FT는 연준이 채권매입 축소가 임박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기관들이 향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팔아치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루 크랜달 라이트슨 아이캡 이코노미스트는 "현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주요국들의 미국 국채매도세가 쉽게 끝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라며 "화폐가 가파르게 절화되고 있는 이머징 국가들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매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자산매니저들도 미국 채권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지속되면 이는 곧 국채가격 하락을 이끌 것이라며 악순환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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