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채권강세 '끝' vs '더 간다'
2013-07-01 18:00:00 2013-07-01 18:00:00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채권시장 추가 강세 여부를 둘러싼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자금이탈로 인한 글로벌 채권시장의 장세 전환이 불가피한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도 예외는 아닐 것이란 견해가 잇따라 제기되면서다.
 
관측은 두 가지다. 채권시장의 추가 강세가 앞으로도 더 지속될 것이란 진단과 채권시장 강세는 더 없을 것이란 평가가 바로 그것이다.
 
◇“더 간다”= “장기적인 저성장 고령화 국면에서 장기적으로 가장 적합한 투자처는 채권시장이 될 것이다.”
 
1일 국내 A 자산운용사 채권운용 본부장은 “결국 저성장 고령화 극복을 위해서는 채권투자가 투자대안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5~10년 채권시장 추가 강세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강세) 더 간다”에 한 표를 더했다. 이 연구원은 “일단 과도하게 오른 것에 대한 되돌림은 있을 것”이라며 “국고채 3년물 기준 2.80%, 10년물 3.20%까지 돌아간 뒤 향후 경제지표를 점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 강세 기조는 더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최근 시장의 반응은 다소 급하고 과도했다”며 “실제 버냉키 발언을 종합할 경우 당장 실질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반으로 예상되는 양적완화 축소 개시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진단에서 버냉키 의장이 실업률 목표치의 하향조정까지 시사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비둘기파에 가까웠다는 해석까지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적어도 2년 정도는 추가 강세장 진입을 위한 되돌림 장세가 예상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B 증권사 채권운용 본부장은 “인위적으로 채권금리를 낮춰왔던 국면에 대한 되돌림 장세가 적어도 2년 정도는 나타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의 채권시장 강세는 비정상적이었다고 했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양적완화 등 통화정책을 통해 시중에 자금을 풀고 제로금리를 유도하는 등 인위적으로 시장을 조장했지만 올해는 이를 거둬들이기 위한 논의 첫 해, 첫 단계가 됐다는 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견해다.
 
◇“강세 끝”= 반면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채권 랠리는 마감이다. 하반기부터는 채권시장 리스크 관리에 치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제공=우리투자증권)▲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
미국의 출구전략 시기가 일찌감치 반영된 점은 그 배경이 됐다고 했다. 하반기 출구전략이 가시화하면 결국 글로벌 채권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은 자금이탈로 바뀌는 시점이 도래할 것이란 설명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년 강세는 종료됐다”고 말했다. 최근의 금리급등을 야기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계획 발표는 근본적으로 세계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지난 3년간 지속되었던 채권시장의 강세장이 일단락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단기적으로 기술적 금리반락을 보인 이후, 금리상승세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C 증권사 채권영업 본부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채권금리가 추세적인 하락세를 탔다는 점을 감안하면 6년 채권강세가 종료된 셈”이라고 밝혔다.
 
그간의 풍부한 유동성과 지속된 저금리, 경기 불황 등은 채권강세의 배경이 됐지만 미국이 점진적인 경기성장을 전망하고 유동성을 축소, 점차 안전자산(채권)에서 위험자산(주식) 선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채권시장 약세의 ‘진앙’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시장은 무엇보다 늘어난 채권 손실 폭으로 증권사에 불어 닥칠 후폭풍의 파급력이 가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기관(은행·보험사·자산운용사·증권사) 채권 보유 총액 가운데 증권사의 비중은 12% 정도지만 은행·보험사·자산운용사와 달리 절대수익 개념으로 평가를 받는 증권사는 궁극적인 직격탄이 불가피해서다.
 
국내 D 증권사 채권운용담당 임원은 “최근 대형증권사, 중소형증권사 할 것 없이 FICC 조직을 축소 정리하는 추세”라며 “대형사의 경우 운용손실이 커 손실한도에 의해 포지션 정리를 시작, 운용 자체가 올스톱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증권사 운용파트의 경우 운용 북(Book)을 반납하기도 했다. 경우에 따라 분기 손실일 경우 분기가 끝날 때까지, 연간 손실 시 손실이 줄 때까지 기한을 두고 운용이 정지되는 것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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