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미국 자산운용사 더캐피탈그룹이 최근 OCI의 지분을 매집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양광 업황이 장기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캐피탈그룹은 오히려 OCI의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캐피탈그룹은 현재
OCI(010060) 주식 152만2382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6.38%에 달한다. 260만4921주(10.92%)를 보유한 이수영 OCI 회장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더캐피탈그룹은 지난해 12월 120만8329주(5.07%)를 확보한 데 이어 올해 3월과 4월 각각 1만5404주(0.06%)와 33817주(0.14%)를 사들였다. 이어 한달 뒤인 지난 5월 26만4832주(1.11%)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현재 6.3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불과 반년도 채 안 돼 지분이 급격히 늘자 관련 업계에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실망한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OCI의 목표주가를 낮추며 '보유' 혹은 '중립' 의견을 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공격적 행보로 평가된다.
특히 올해는 업황 침체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태양광 제품에 대한 무역 분쟁을 확전할 태세여서 OCI의 실적 역시 극히 불투명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더캐피탈그룹이 선뜻 OCI 지분 인수에 나서자 배경을 놓고 업계 안팎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에 대한 단기적인 기대감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태양광 산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OCI의 폴리실리콘 사업이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걸로 예상된다"면서 "더캐피탈그룹이 기업 가치에 집중하며 가치투자를 하는 펀드인 만큼 태양광 산업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OCI의 실적이 당장 개선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지분 확대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PBR(주가순자산비율)가 1.09배에 불과한데다 주가도 14만원 내외로 저점을 형성하고 있어 투자의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석유석탄화학과 무기화학 등 안정적 사업군을 보유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OCI 역시 장기적 관점의 단순투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OCI 관계자는 "더캐피탈그룹이 IR팀에 투자 문의를 해온 적은 있지만 지분 인수 관련해 경영진과의 사전 교감은 없었다"면서 "장기투자 자금인 만큼 향후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분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더캐피탈그룹의 국내 투자업무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 관계자는 "자문과 공시업무를 대행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더캐피탈그룹의 구체적인 투자목적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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