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크라운베이커리가 최근 잇달아 운영 방식을 변경하면서 안팎으로 사업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 담당자들이 수도권과 전라도 지역 가맹점주들에게 폐점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점주들 사이에서 이 같은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10일 크라운베이커리 대리점주협의회에 따르면 그동안 운영되던 케이크 택배 배송 서비스를 최근 전면 중단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대리점은 매장 판매와 택배 서비스를 병행하면서 배달 수수료를 받아 왔다"며 "이번 서비스 중단으로 해당 대리점은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협의회 측은 크라운베이커리 본사가 일방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곧 가맹사업을 철수하기 위한 단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벌·대기업 불공정·횡포 피해사례 발표회'에서 유제만 협의회 대표는 사업 철수를 의심할 만한 몇가지 사례를 밝혔다.
지난 2월 초의 경우 크라운베이커리 본사는 물류비용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리점에 관한 일요일 배송을 중지했다.
이에 따라 제과 소비가 많은 일요일에 매장을 열지 못하는 대리점이 늘고 재고를 우려해 토요일 주문 수량도 줄이는 등 위축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협의회의 주장이다.
또 본사는 제품별로 출고 시기를 달리했던 기존 방식에서 이달 6일 출고분부터 모든 제품을 이틀 전 낮 정오, 월요일 출고분은 사흘 전 정오까지 주문하도록 했다.
유제만 대표는 "이번 주문시간 변경으로 제품을 예측해서 주문할 수밖에 없다"며 "많은 양의 폐기 상품이 발생해 매장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신제품 개발에 소극적이고 타 업체와의 제휴 서비스를 중단한 것도 대리점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그는 "지난 1월22일 밸렌타인데이 케이크 2종을 끝으로 제품 출시가 종료됐고 냉동생지류는 2월15일 콩떡빵 외 3종의 출시를 예고했지만 28일 출시를 유보했다"며 "그나마 자체 개발팀의 제품이 아니라 외주업체에서 생산된 OEM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운베이커리는 지난 2월15일 삼성카드 보너스 포인트 사용 제휴를, 2월20일 도서상품권과 SK상품권 제휴를 종료했다.
특히, 가맹점 담당자가 대리점을 방문해 폐점을 종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협의회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 대표는 "3월쯤 수도권 모 담당소장이 매장을 돌면서 조금이라도 빨리 가게를 내놓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며 "확인 결과 담당자는 해당 발언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적 의견이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폐점 종용이 수도권에서 있었다는 것이 확인된 이후 지난달에는 전라도 지역에서도 이같은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사업 철수를 예상하면서도 인테리어 비용의 부담으로 다른 브랜드로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본사에서 가맹사업을 활성화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낙담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크라운제과에서 베이커리 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그렇게 되면 대리점주가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보여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업 철수 주장에 대해 당사자인 크라운베이커리 본사는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년 적자가 발생하고 광고나 마케팅 여력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본사와 대리점이 서로 이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케이크 배송 중단을 알리는 홈페이지 공지화면 캡처. (사진=정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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