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 염현석기자] SK그룹이 올 연말까지 계약직 58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SK(003600)그룹은 30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을 실천하기 위해 각 계열사들이 올 연말까지 계약직 5800명을 정규직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대기업으로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SK가 추구하는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실천하는 길”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하고 진정성 있는 시도를 통해 상생문화를 적극 조성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017670)의 자회사인 서비스 에이스, 서비스탑, 에프앤유 신용정보와 SK플래닛의 자회사인 엠앤서비스에서 고객상담 직무에 종사하는 계약직 43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현재 SK그룹은 직원 수만 7만9000명에 달하며, 이중 12%가 계약직이다. SK그룹은 이번 정규직 전환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4%대 후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순차적 정규직 전환을 통해 오는 2015년까지 계약직 규모를 3%선까지 축소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조치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대부분의 비정규직 종사자들이 고객상담 직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 80% 가량이 20대 중·후반 여성이다. 때문에 SK그룹은 여성의 고용 활성화 및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으로 복리후생 등 비용부담이 다소 증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근로의욕과 소속감이 높아지고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비정규직 축소의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대기업의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정규직 채용을 확대해 비정규직 규모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이 올 연말까지 비정규직 58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30일 밝혔다.(사진제공=SK그룹)
앞서 지난달
한화(000880)그룹은 비정규직 19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10대그룹의 정규직 전환 물꼬를 텄다. 이를 통해 호텔과 리조트 서비스인력, 백화점 판매사원, 고객 상담사 등의 직무에 종사하는 계약직 근로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기쁨을 누렸다.
재계에선 한화그룹에 이어 SK그룹이 정규직 전환에 나선 것을 놓고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기대성 화답'으로 해석했다. 경제민주화 광풍이 거센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을 통해 여론의 질타로부터 벗어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물론 그룹 이미지를 긍정적 방향으로 극대화할 수 있는데다 부재 중인 총수에 대한 위로 섞인 여론로 기대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한화와 SK 모두 회장들이 구속되는 비련의 시기를 맞고 있다.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노동 팀장은 "SK와 같이 대기업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최근 이마트 사례와 같이 정규직 전환 후 고용의 질이 악화된 적이 있어 실적 위주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아니었으면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들 재벌그룹들의 정규직 전환 노력은 의도를 차치하고서라도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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