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대규모 추경 편성 등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엔저와 중국의 부진 등 대외적 경기 악화로 기업체감경기가 3개월만에 기준선 아래로 뚝 떨어졌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조사'에서 5월 전망치가 99.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경기침체로 기준선을 하회하던 전망치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3월(104.4)과 4월(101.5) 오르나 싶더니, 3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 밑으로 다시 떨어진 것이다.
전경련은 이번 결과에 대해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달러당 100엔에 육박하는 엔화 가치 하락 ▲중국 1분기 성장률 쇼크 ▲미국 고용지표 부진 등 대외 악재가 경기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든 것으로 풀이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3%로 하향조정한 데다, 세계적 컨설팅회사 '맥킨지'와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 등이 한국의 성장잠재력 둔화를 경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 실적치는 '94.1'을 기록하며 한달만에 다시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실적치가 '101.3'을 기록해 기업 실적이 기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었다.
부문별로는 ▲내수(102.2) ▲수출(100.4) ▲투자(100.2) ▲고용(100.9)이 호전된 가운데 ▲자금사정(97.4) ▲채산성(98.7) ▲재고(106.8) 부문에서 저조한 실적을 거두었다.
배상근 전경련 본부장은 "우리 경제가 사상 최초로 8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다행히 추경이 편성됐지만 세수 부족분 등을 제외하면 실제 경기부양을 위한 예산이 3조원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인위적 경기부양책이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풀이했다.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치 않은 탓에 시장에 대한 효과가 일회성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재벌그룹들이 여전히 투자 등에 있어 몸을 사리며 곳간(유동성확보)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에 대한 우려마저 커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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