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슬로베니아가 제2의 키프로스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주요 투자은행(IB)들은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28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해외IB들은 슬로베니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국내총생산(GDP)대비 낮은 정부부채 비율과 금융업 의존도 등을 감안할 때 극단의 상황에 처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슬로베니아 우려는 지속된 경기침체와 더불어 최근 부각되기 시작한 은행권 위기에 기인한다.
슬로베니아의 GDP성장률은 지난 2011년 3분기 이후 6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연간으로는 지난해 2.3% 위축에 이어 올해에도 1.9%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기업부도와 대출건전성 악화 등으로 금융권도 위기에 처하면서 슬로베니아 CDS와 국채금리는 급등하고 있다.
슬로베니아 10년물 국채금리는 올해 초에는 4%대후반에 머물렀으나 3월 이후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 16일에는 6.96%까지 치솟았다.
◇자료: 국제금융센터,BNP파리바, Datastream
이에 새로 구성된 연립정부가 은행업 구조조정 의지를 표명했으나 단기적인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보다 포괄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해외IB들은 지적했다.
BNP파리바는 슬로베니아가 은행 자본확충을 위해 올해 중 20~25억유로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 예금 중 일부가 이를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슬로베니아 은행의 낮은 자기자본비율 등으로 슬로베니아 정부가 은행을 위해 확충해야할 자금 규모는 GDP대비 2.7%로 예상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슬로베니아가 구제금융이나 디폴트에 직면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과 금융업 의존도, 독일 등 중심국들의 정치적 지지가 공고하다는 이유에서다.
바클레이스 캐피탈과 RGE는 슬로베니아 정부부채가 관리가능한 수준이기때문에 유로존의 금융지원 없이도 현 상황을 헤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업 비중이 낮은 점도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슬로베니아 GDP대비 은행업 비중은 150%로 키프로스의 70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고 해외예금 비중도 적다.
만일 유로존의 금융지원이 필요하게 된다면스페인처럼 유럽안정화기구(ESM)가 은행업에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은행업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는데 그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BNP파리바는 현재 민영화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최근의 정부부채 증가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민영화 속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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