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상황실장을 지낸 홍영표 의원이 9일 발표된 민주당 대선평가보고서에 대해 "한상진 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의 사적인 감정, 정략적 의도로 행해진 감정적 평가"라고 맹비난했다.
홍 의원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평가 과정에서 드러난 굉장히 편파적인 시각으로 한상진 교수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이 평가에 대한 틀을 만들어놓고 밀실에서 음모적으로 작업을 진행했던 것이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평가위원 중 한 명이었던 홍종학 의원이 낸 소수의견서를 그 근거로 들었다. 그는 "(소수의견서에는) 자신들도 모르는 상황에서 평가가 진행됐고 최종 보고서를 공개하기 2~3일 전에 전달받아서 자신들 의견을 반영하지도 못했다(고 기재돼 있다). 다른 의견은 일체 여기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그러다 보니 객관적인 평가가 나올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자신도 그들과 5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했었다며 "상황실장으로서 객관적인 자료와 사실을 갖고 문제 제기와 해명, 설명을 했는데 그런 것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후보 비서실이 청와대 출신들 장소 같았다. 공적인 조직을 통해 과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보고서 평가를 거론하며 "전혀 사실과 다르다. 선거대책본부 내에서 공식적인 체계를 통해 회의가 진행됐고, 그것에 대해선 모든 기록을 다 넘겨줬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이어 "한 위원장이 처음에는 언론에 '비선조직'이라고 얘기하기에 구체적으로 비선조직을 통해 선대본 전략이나 계획이 결정된 사실을 말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한 위원장은) 말을 못했다. 그래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구체적 자료와 설명을 통해 이해 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평가위의 한상진 위원장과 김재홍 간사의 행적을 거론하며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한 위원장이 선임됐을 때부터 많은 우려가 있었다. 그는 지난번 대선과정에서 안철수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 김 간사도 지난번 총선에서 공천에 탈락했다"며 "그런 것에 대한 사적감정들이 많이 작용하는 것들이 우려가 됐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또 보고서가 문재인 후보의 개인적 역량을 패배요인 중 하나로 꼽은데 대해 "후보로서 명백히 여러 가지 한계와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당내에서 100만명이 참여한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에게 무조건 양보하라고 농성을 하는 등 당내의 복잡한 상황으로 리더십을 세우기 참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23일 안민석·김동철·노웅래·김영환·이종걸·황주홍 의원 등은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요구하며 국회에서 농성을 한 바 있다.
홍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열심히 했던 많은 사람들이 '멘붕상태'에서 성찰하고 침묵하고 있다. 그래서 당내에서 정략적이고 정치적 의도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와도 최대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대선평가보고서가 이렇게 사실을 왜곡한다. 이건 평가가 아니고 주장이라고 본다"고 억울한 심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선거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수수방관했던 사람들에게 책임회피용으로 만들어주는 보고서라고 생각이 들어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