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국민연금 기금소진 등을 놓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은 가운데 국민연금 재정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잠재부채 규모를 산출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연금 잠재부채란 앞으로 지급해야할 연금 총액과 현재 쌓여있는 적립금의 차액, 즉 미적립연금부채를 의미한다.
신화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9일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공적연금부채의 산정' 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부채 산출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연금부채에 대한 논란이 많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을 두고 기금소진 년도 등의 단편적인 현금흐름만 놓고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라 부채까지 함께 살펴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경우 국가재정법 부칙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충당부채를 매년 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1년 기준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는 342조원(GDP 대비 29%)으로 국가재무제표상 부채의 44%를 차지하고 있어 국가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공적연금부채를 산출하고 있는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면 1980년대 이후 공적연금 재정위기로 인한 각국의 연금개혁과 맞물려 공적연금 부채산출 방식과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국민연금(OASDI)은 매년 재정평가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연금부채는 지난 2001년부터 매년 산출하고 있다.
캐나다 국민연금(CPP)도 3년마다 시행하는 재정계산결과를 발표할 때 연금부채를 산출한다.
일본의 후생연금은 5년마다 시행하는 재정계산 보고서에서 부채 대신 이중부담액이란 표현으로 연금부채를 산출하고 있다.
신 부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공적연금부채의 개념정립과 별도로 할인율, 평가시점, 평가대상 등을 반영할 수 있는 산출방식과 모형개발 등을 통해 별도의 부속보고서에 수록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는 이와관련해 국민연금 잠정부채 도출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사회적 혼란 등을 고려해 도출 시점을 5년 뒤로 미뤘다.
김용하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장은 지난28일 제3차 국민연금 장기 재정전망 결과 발표에서 "국민연금 재정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재정부채를 계산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번 국민연금재정추계 과정에서도 잠재부채를 어떻게 산정할 지 검토했다"고 말했다.
다만 "영향을 미치는 각 변수들을 어떻게 산정하고 분석할지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합의된 의사결정을 못 내렸다"며 "이 상태로 발표할 경우 혼란만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내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잠재부채를 산출하기 시작했고 국민연금도 필요성은 인정하기 때문에 향후 5년간 긴밀하게 협의해 다음번 재정추계 때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전일 제3차 국민연금 장기 재정전망 결과 브리핑에서 김용하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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