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정부가 큰 폭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했다. 예상 밖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에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한국은행의 선택에 초점을 모으는 모양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명분이 더욱 분명해졌다는 점에서다.
29일 채권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금리가 ‘2회 이상’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통상 통화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2회 이상의 연속적인 행보가 수반될 필요가 있다는 시나리오에 근거한 분석이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에 기준금리 2회 이상 인하 기대감이 커졌다”며 “지난해부터 미국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 금리가 오를 일만 남았다고 믿고 매도 포지션을 구축, 손절이 터지면서 금리가 크게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연내 기준금리 동결 견해를 정정, 기준금리 1차례 인하를 예상한다”며 “구체적인 시기는 4월이 유력하다. 정부의 추가경정 예산편성과 같은 재정정책 효과를 끌어올리려면 통화정책 협조가 필요하다는 것이 현 정책당국의 시각이란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총액한도대출 한도 확대와 같은 추가 행보가 병행되는 것으로 당국 차원의 조율이 완료된 만큼 기준금리 인하 폭은 정책 공조 필요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그칠 것이란 입장이다.
공 연구원은 “실제 실현 여부와 무관하게 시장금리는 당분간 기준금리가 2.25%까지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국고채 3년물 타겟 금리는 2.35%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45%로 마감했다. 전일 대비 0.13%p 하락하며 역사적 최저점을 갈아치운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0.10%p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형 동양증권 연구원은 “시장 움직임은 0.50%p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0.25%p씩 두 차례)를 반영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정부 경제상황 평가가 상당부분 부정적으로 나타나면서 그동안 회복 가능성을 강조했던 한국은행의 정책기조도 변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오버슈팅된 부분은 조정이 불가피하다. 기간조정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간에 채권 평가익이 커져 차익실현 심리도 강해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주말간 대외 환경에 큰 변화가 없다면 다음 주 기술적 금리 되돌림 수준은 3년물은 2.55%, 10년물은 2.85%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며 강세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장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는 수준까지 하락했으나 정부 경기인식이 부정적이며 이에 따른 부양의지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발표된 국내 산업생산 지수로 인해 일부 조정은 있겠으나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 신뢰에 군열이 발생한 만큼 큰 폭의 되돌림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이 연구원은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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