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새정부 인사 참사 논란 격화..박근혜는 말이 없다
2013-03-27 21:32:28 2013-03-27 21:34:56
[뉴스토마토 김 현 우 기자] 앵커 : 김병관, 김학의, 한만수 세 사람의 연이은 낙마로 폭발한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실패 논란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야당 뿐 아니라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현우 기자, 인사 실패를 놓고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잠잠해지기는 커녕 지지층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 가장 큰 이유는 인사 실패의 원인이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과 일부 측근들이 수첩으로 불리는 좁은 범위에서 코드가 맞는 인물을 임명하면서, 고위공직자에 대해 높은 윤리 수준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는데 실패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연달아 사임한 3명의 경우 실패한 인사가 될 가능성이 처음부터 높았습니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 임명 초기부터 무기업체 로비스트 활동부터 부동산 투기, 증여세 미납 등 30여가지 이상의 의혹이 줄줄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김 후보자가 사퇴하기 직전까지 임명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어땠을까요?
 
대기업의 입장을 대변해왔던 율촌, 김앤장에 몸 담았던 사람을 이들과 싸워야하는 공정위원장에 임명하려고 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공약만 하고 의지는 없었다는 해석까지 나왔습니다.
 
김학의 법무부 차관은 성접대 의혹을 보고받았지만 이를 청와대가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세명과 함께 김용준 총리 후보, 김종훈 미래부 장관 후보 등 다른 인사 실패 사례를 더하면 11명이 넘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이를 인사 참사라고 보고 축구단을 만들 수 있다고 비꼴 정도인데요.
 
인사 실패를 막기 위해서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의 반응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요구되는 변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기자 : 일단 박 대통령이 고른 사람을 아래로 전달하는 하향식 인사 시스템을 버리고, 아래쪽에서 다수의 후보자들 중 일부를 골라 올리면 박 대통령이 그 중 한명을 지명하는 상향식으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여야를 막론하고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재 기용의 범위는 넓어지고 보안을 이유로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검증은 더 잘 이뤄지게 됩니다.
 
또 박 대통령에게 ‘노’라고 말하지 못해 후보자들의 흠결을 덮어버린 인사 책임자들을 징계하고, 직언을 할 수 있는 소신있는 담당자를 중용해야 한다는 요청도 있습니다.
 
박 대통령의 측근들로만 구성돼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인사위원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 같은 요청을 듣지 않고 검증을 강화하겠다고만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인사 실패에 대한 떔질 수준의 대응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앵커 :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도 정치권과 협상보다 싸우는 쪽을 선택했었는데요. 이번 인사 문제 역시 그런 것 같습니다.
 
기자 : 박 대통령의 긍정적인 부분이었던 원칙, 신뢰가 뒤집어 놓으면 부정적인 고집 불통이 된 것입니다.
 
박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은 인수위 때부터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 때부터 인사 실패의 원인을 언론 검증 등 외부 요인에 돌렸습니다.
 
징계 요구가 나오고 있는 곽상도 민정수석은 박 대통령의 측근인데요.
 
그를 징계할 경우 한번 믿은 사람과 끝까지 가는 용인술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자신의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모습이 됩니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태도는 스스로에게도 해가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공약 축소 논란에 인사 사고가 더해지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에 진입했다고 나올 만큼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북한 도발 위협,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등 정치권 밖에서 악재가 이어지고 있고, 정치권에서 박 대통령을 도와줘야 할 새누리당에서는 비박계를 중심으로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국정초반부터 험난한 상황에 놓인 것인데요.
 
새누리당은 오는 30일 당·정·청 워크샵에서 인사 사고 등 논란에 대해 의견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박 대통령이 이를 계기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위기는 기회로 전환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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