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家, 후계구도 2라운드 돌입..형제 지분경쟁 '점화'
장남·3남 지분 경쟁..효성 "주요 주주로 매수" 확대해석 경계
2013-03-21 11:22:10 2013-03-21 15:39:41
◇왼쪽부터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 차남 조현문 전(前) 부사장, 조현상 부사장.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효성그룹의 후계 경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조석래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후계구도에서 밀려나면서 장남 조현준 사장과 3남 조현상 부사장 간 지분 경쟁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조 사장은 20일 효성(004800) 주식 11만2150주를 장내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조 사장의 지분율은 종전 7.26%에서 7.58%로 0.32% 늘었다.
 
더욱 적극적인 쪽은 조 부사장이다. 형인 조 사장보다 한발 앞서 움직였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22만5430주를 매입한 데 이어 13일에도 7만7556주를 추가 매수했다. 지분율은 8.76%로 조 사장의 지분율(7.58%)을 추월했다.
 
조 부사장은 이로써 최대주주인 조 회장(10.32%)에 이은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향후에도 추가 매수에 나설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아직 누구에게도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다.
 
효성은 말을 아꼈다. 조 회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후계경쟁이 본격화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 1월초 7만5300원을 찍은 이후 연내 최저점까지 내려온 탓에 주요 주주로써 매수에 나선 것”이라며 “다른 뜻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21일 오전 11시 현재 효성 주가는 전일 대비 300원(0.58%) 오른 5만2000원을 기록 중이다.
 
한편 지난달 보유 지분 대부분을 대량매매로 처분하면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조현문 전 부사장은 20일 한 일간지와의 전자우편(e메일) 인터뷰에서 “모든 것은 주어진 때와 시기가 있다”며 “적절한 시기가 돼서 자연스럽게 얘기할 때가 오길 기대한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달 28일 효성중공업 그룹장(PG)을 사임하고 법무법인 ‘현’의 고문변호사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 하버드대 법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하던 조 전 부사장은 1999년 전략본부 팀장으로 효성에 입사해 2006년 중공업 그룹장에 올랐다.
 
10년 넘게 다른 분야를 맡으며 경영 능력을 검증받던 그는 형제 간의 불화설을 이유로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은 이에 대해 "형제 간 불화는 없다"며 재계의 설(說)로 일축했다. 차남의 퇴장으로 후계구도는 2파전으로 압축됐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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