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朴의 미래부 원안 누더기..왜
2013-03-18 20:56:22 2013-03-18 20:58:59
[뉴스토마토 김 현 우 기자] 앵커 :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어제 SO이관 문제를 합의하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타결됐는데요. 국정운영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반대로 태어나는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우려는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 네, 어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 SO에 대한 정책 권한을 미래부로 이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관 문제를 놓고 지난 40여일 동안 여야는 갈등을 빚었는데요. 민주당은 방송의 공정성을 위해 SO를 방통위에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 새누리당은 SO를 미래부로 반드시 이관해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요청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갈등이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박 대통령의 주장이 워낙 강경하고 새정부 발목잡기라는 비판이 부담스러운 민주당 측이 방송 공정성을 확보하는 특위를 설치하는 차원에서 양보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정부조직법 논란을 뒤덮고 있던 SO문제가 걷히면서, 정부조직법의 다른 부분에서 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 SO는 박 대통령이 국민 담화에서 미래부의 핵심 정책이라고 말할 만큼 중요시한 정책이었는데요. 어떤 문제가 새로 대두됐나요?
 
기자 : 미래부는 이명박 정부 시절 정보통신부가 해체되면서 여러 부처로 나눠진 ICT정책 업무를 다시 하나의 부처로 모은다는 취지였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에 있던 ICT관련 업무를 미래부로 이관하겠다고 밝혔었는데요.
정작 새누리당이 내놓은 정부조직법안에서는 일부 ICT관련 정책을 기존 부처에 남겨두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지식경제부는 임베디드SW, 지식서비스, 정보보안산업 등을 유지하고 행안부는 전자정부 업무 등의 일부분만 미래부로 넘겨주게 됐습니다. 문광부는 게임산업과 컴퓨터 그래픽 등 소프트웨어 기술 정책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또 민주당과 SO이관 문제를 교섭하면서 방송 분야 주파수 관리 업무와 개인정보보호를 방통위에 넘겨줬습니다. ICT업무가 나눠지면서 미래부의 올해 ICT예산은 전체 예산의 0.5%인 1조7900억원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는 지난 2007년 전체 예산의 0.9%였던 정통부 ICT 예산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업계에서는 미래부가 ICT를 기반으로 신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내세웠던 것과 비교해서 미래부의 위상이 격하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 가장 큰 책임은 부처 이기주의에 있습니다. 규모가 큰 ICT사업은 해당 부처들에게도 중요 업무인데요. 이를 다른 부처에 넘겨줄 경우 부처 영향력, 진급 등이 불리해지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새정부의 정부조직법에 저항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 대통령의 이상은 컸던 반면 공무원들의 저항을 누르는 힘은 부족했었습니다. 인수위를 구성할 때 박 대통령의 의사를 강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정권 실세는 배제하고 교수 등 전문가들을 중용하면서, 부처 공무원들의 의사가 정부조직법에 많이 반영 됐습니다. 이런 경향은 새누리당의 해명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측에서는 여러 부처에 ICT업무를 남겨둔 것에 대해 업무를 무리하게 이관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미래부가 지나친 대형 부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는데요. 이는 정부 여당이 아니라 해당 부처 공무원들의 입장이라고 봐도 무방한 해명 내용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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