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미국 소매판매가 5개월래 최대 증가 폭을 보이면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는 9월까지 연방 정부 예산 850만달러가 삭감되는 '시퀘스터'가 발동해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상태지만 고용시장이 개선된 덕분에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레이먼드 스톤 스톤앤매카시 매니징 디렉터는 "연방 예산이 대폭 깎기는 '시퀘스터'로 인해 시장에 불안감이 가중된 상태지만 미국 경제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항목으로, 가계의 지출 증가는 곧 미국 경제의 성장을 의미한다.
◇미국 소매판매량 추이 그래프 · 출처: FRB(미국 연방준비제도)
◇美 소매판매 5개월래 최대 '증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1% 늘어 예상치인 0.5%의 두 배 이상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특히 한동안 주춤했던 자동차 수요가 낮은 대출금리에 힘입어 급증한 가운데 건축자재, 의류 등의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 2월 승용차와 소형 트럭은 1530만대가 팔려 전년 같은 기간의 1440만대를 크게 앞섰다.
기업별로는 포드 자동차가 지난달 전년 동기대비 9.3%나 판매가 늘었다. 제너럴모터스는(GM) 같은기간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건축자재는 전달보다 1.1%, 의류는 0.2% 각각 증가했다.
이같은 소비지출에 힘입어 전일 미국 내 최대의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 업체인 코스트코는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9%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도 국내총생산(GDP)을 가늠할 때 사용하는 자동차와 건축자재 휘발유 판매를 제외한 근원소매판매는 지난달 0.4% 늘어 그 전달의 0.3%를 능가했다.
고유가와 세금증가 여파에도 고용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소비심리가 개선된 것이다.
실제로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업자 수는 예상치인 16만명을 크게 웃도는 23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소매업계에서는 약2만4000명을 추가 고용해 지난달 신규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데 일조했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예상을 깨고 4년래 최저치인 7.7%까지 내려가 고용시장이 살아났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 줬다.
거스 포셰 PNC 파이낸셜 서비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세금이 늘어나 가계지출이 위축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결과가 좋게 나왔다"며 "고용시장이 개선되자 소비자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밀란 뮬라인 TD시큐리티 전략가는 "기름값과 세금이 올라가는 시점에서 이번 지표는 시장에 매우 큰 힘이 됐다"며 "앞으로도 소비지출은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美경제, 낙관론 확산..고용증가가 변수
미국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자 경제 전문가들은 앞다투어 호전된 경제전망을 내놨다.
JP모건은 이번 소매판매 지표를 토대로 1분기 경제성장률을 2.5%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의 예상치인 1.5%에서 1% 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세금이 올라가 가처분 소득이 줄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출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 라보그나 도이체 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1분기 성장률전망치를 기존 1.5%에서 3.0%로 수정했다.
기업 CEO들은 앞으로 6개월간 호경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향후 미국 경제를 낙관했다.
미국 200대 기업의 이익을 대표하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은 올해 1분기 경기 전망 지수가 81로 지난해 4분기의 65.6을 크게 웃돌았다고 이날 발표했다.
짐 맥너니 보잉 최고경영자(CEO) 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장은 "상당수의 CEO들이 6개월간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며 "다만, 시장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고용이 크게 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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