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이명박 정부 5년간 국내 20대 그룹들이 평균 78%씩 몸집을 불린 것으로 조사됐다.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경제정책 기조가 되면서 많게는 자산을 2배 이상 늘린 그룹도 있었다.
CEO스코어는 27일 이명박 정부 5년간 20대 재벌그룹의 자산 총액을 비교 분석한 결과 1202조8000억원(2012년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정부 출범 당시 2008년(667조1000억원)과 비교할 때 무려 77.6%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현대차(005380)그룹은 자산 총액이 2008년 73조원에서 2012년 154조원으로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그룹도 2008년 144조원이던 자산이 지난해 255조원으로 77% 늘었고,
SK(003600)그룹과
LG(003550)그룹 자산 총액 역시 지난 2008년 대비 각각 90%, 76% 늘어난 136조원과 101조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를 주관한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자산총액 증가에 가장 큰 역할을 끼치는 것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계열사 늘리기"라며 "이명박 정부 하에서 현대차는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 M&A를 통해 계열사를 늘려왔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어 "이명박 정부의 환율정책으로 현대차그룹은 가장 큰 혜택을 입었다"며 "최근 일본 정부의 엔저정책을 비난하지만 2008년 당시 이명박 정부도 비슷한 환율정책을 사용해 국내 기업들의 배를 불려줬다"고 분석했다.
재계 순위를 보면 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등이 여전히 1~6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정몽준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최대 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009540)그룹은 8위에서 7위로 한걸음 약진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이같은 도약은 주력 기업인 현대중공업의 매출액이 2배 이상 늘어난 데 기인했다. 지난 2008년 현대중공업 매출은 27조4000억원을 기록했지만 2012년에는 54조9000억원으로 2배 늘어났다.
이는 이명박 정부 초기 전 세계 조선산업의 호조에 따른 것으로, 최근에는 업황이 주춤해졌다.
반면 지난 2008년 7위였던
GS(078930)그룹은 2012년 자산 총액이 51조원을 기록하며 현대중공업그룹(56조원)에 자리를 내줬다.
특히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의 20대그룹 총자산 변동추이를 노무현 정부와 비교한 결과는 놀랍다. 참여정부 당시 20대 그룹 총자산 성장률은 39.6%로 MB 정부(77.6%)의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정부 시절 20대 그룹의 자산 총액은 2003년 396조2000억원에서 2007년 553조1000억원으로 40%대 성장을 이뤘다.
CEO스코어는 "노무현 정부는 각종 재벌 규제를 통해 재벌그룹의 세 확장을 막아왔다"며 "반면 이명박 정부는 상대적으로 친 대기업 정책을 폈기 때문에 재벌그룹의 자산총액이 대폭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성장 양극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CEO스코어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중소기업의 평균 총자산 성장률은 10% 내외로 기록됐다.
재벌그룹들이 정부의 친 재벌 정책으로 평균 77% 자산을 불리는 동안 중소기업들은 발목이 붙잡혀 물가성장률 수준 밖에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재벌 프렌들리'였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중소기업과 민생은 참혹해져다.
경제민주화는 당연한 민심의 봉기(蜂起)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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