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FLC)"고용없는 성장'시대 고용구조 개혁해야"
2013-02-26 15:25:20 2013-02-26 15:37:35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청년실업, 고용의 미스매치, 비정규직 문제 등 우리나라의 고용문제는 고용없는 성장시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구조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뉴스토마토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미래인재컨퍼런스(FLC) 2013'에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고용문제들이 '고용없는 성장'이라는 시대흐름과 궤를 같이한다고 분석했다.
 
박종길 고용노동부 인력수급정책관은 이날 1세션 강연에서 "과거에는 고성장과 높은 고용의 구조였지만, 지금은 저성장과 낮은 고용구조로 바뀌었다"면서 "저성장시대에 그마저도 고용이 없는 성장이 계속되면서 고용의 탄력성은 크게 저하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업자 증가폭은 8%대 성장을 했던 2000년에 86만명대에서 꾸준히 줄어들어 평균 3%대 성장에 그친 2008년 이후에는 30만~40만명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또다른 강연자 박영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이명박 정부에서도 매년 취업자를 50만명씩 늘린다고 약속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제는 구조적으로 30만명이 늘어나지 못하는 구조"라면서 "취업자를 늘리기는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산업구조적으로 제조업 중심의 고용이 어려워진 점도 고용시장 변화의 원인으로 꼽혔다.
 
1980년대에는 실질GDP 10억원당 취업자수인 취업계수가 제조업의 경우 92.2에 달했지만, 2000년에는 20.8로 1/3로 쪼그라 들었다. 반면 서비스업의 취업계수는 1980년에 47.4에서 2000년에 32.5로 줄었지만 제조업보다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박종길 인력수급정책관은 "노동의 종말론은 수정될 부분이 있겠지만, 제조업의 취업계수가 서비스업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고용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만의 고용구조도 고용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고학력자가 넘쳐나면서 일자리는 많은데 일할사람이 없는 고용의 미스메치가 바로 우리나라만의 특성이라는 것이다.
 
박영범 원장은 "기업은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일을 하고싶은데 일할 자리가 없다고 한다. 이러한 이중구조문제가 지난 20년간 누적되어서 해결책이 없이 쌓여온 것이 우리의 고용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특히 "청년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두배에 가깝고, 최근에는 그 간격이 더 벌어지는 상황이다.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하다"면서 "독일의 경우 실업문제는 있어도 청년실업문제는 없다고 할 정도로 국가가 청년들의 진로를 설계해주기 때문에 청년실업률이 낮다"고 말했다.
 
대학졸업자가 70%에 달하는 고학력사회에서 구직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와 근무환경이 제공되는 대기업에만 몰리면서 고용의 미스매치가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독일은 대학등록금이 필요없는데도 대학을 가는 사람이 40%밖에 되지 않는다. 고졸취업문화가 더욱 활성화되고, 상당수가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되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면서 "공급측면에서 학력보다는 직장경력을 더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와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영태 포스코경영연구소장은 고용구조 변화에 있어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강 소장은 "과거 대기업 중심의 고용창출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고용없는 성장시대의 돌파구는 기업가정신이 뛰어난 벤처중심의 혁신경제"라고 주장했다.
 
강 소장은 또 "중간일자리의 상실, 갈 곳을 잃은 고졸노동시장의 고용 미스매치가 지속될수록 기업경쟁력은 뒤처지는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며 "스펙보다는 통섭적인 인재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강 소장은 역설적으로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패자부활의 문화가 필요하다. 대기업의 지원도 필요하다"면서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보다 더 동반성장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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