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엔화 약세, 원화 강세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일본 화장품 브랜드들이 기존가격을 고수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오히려 가격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ll는 지난해 3월, 10월, 12월 세 차례의 가격 인상을 통해 1년 만에 제품 가격을 평균 5~8% 올렸다.
◇SK-ll '피테라 에센스'는 지난해 세 차례 가격인상을 통해 8만60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회사 측은 "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른 소폭 변동일 뿐"이라고 답했지만 원/엔 환율이 지난해 2월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하락해 1년 만에 21% 감소한 것에 비하면 이 같은 가격 정책은 납득하기 어렵다.
실제로 원엔 환율은 지난해 2월1일 종가 기준 1475.59이었지만 22일 현재는 1165.07로 21.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김민진(27)씨는 "지난해에는 8만6000원에 샀던 SK-ll의 ‘피테라 에센스’가 올해에는 9만3000원으로 올랐다"며 "엔화 가치는 계속 떨어지는데 일본 화장품 가격은 되려 올라 의아하다"고 말했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 코스메데코르테 역시 지난해 2월1일 환율 상승을 이유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이후 인상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슈에무라, 시셰이도 등 유명 일본 화장품 브랜드들이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매출에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쌀수록 잘 팔리는 이른바 '베블렌 효과'가 한국엔 먹히기 때문이다.
SK-ll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은 당초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탓"이라며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엔화 가치 하락에 일본 제품 가격이 떨어져야 하는 것은 소비자들도 아는 상식"이라며 "상식에 반하는 이러한 가격 정책에 소비자들이 그 가격을 신뢰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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