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를 맞았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건설업계에는 매년 지급됐던 '떡값'이 자취를 감췄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업체들이 올 설 연휴 주말을 포함해 4일을 쉰다. 하지만 설 보너스를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대형건설사들도 건설경기가 활황일 때 지급하던 특별상여금을 대폭 줄이거나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은 물론, 직원들에게 장려하는 연차 추가 사용을 다들 자체적으로 반납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건설(000720)은 주말을 포함해 4일간 휴일을 보내지만, 설 상여금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이달 급여에 기본급 대비 100% 수준의 정기상여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연봉에 포함된 정기상여금을 명절에 맞춰 나눠 지급하는 것일 뿐 예전처럼 '특별한' 의미의 떡값이 아니다.
그나마 그룹 계열사에 속해 있는 건설사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상품권이나 선물세트 등으로 '떡값'을 대체 제공하고 있어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추석과 같은 조건으로 계열사인 현대홈쇼핑 인터넷몰 사이버머니를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한화건설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1인당 30만원씩 상품권을 지급하고, 롯데건설도 그룹에서 교통비와 선물세트 등을 주기로 했다.
지난 추석에 그룹 차원에서 1인당 50만원의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명절 상여금을 대체했던 삼성물산은 이번 설 연휴에 이마저도 사라졌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활황이었을 때나 있었던 명절 '떡값'은 건설업계에서 사라진지 오래"라며 "어려운 건설경기로 성과급이나 명절 보너스 얘기는 꺼낼 엄두도 못 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떡값은 둘째 치고 정기 상여금이라도 제때 지급되면 다행"이라며 "지속되는 건설경기 침체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업계에서 '따뜻한 명절 나기'는 당분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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