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매수세가 눈에 띄게 줄어든 영향으로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14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10.37포인트(0.52%) 오른 2007.04를 기록하며 하루 만에 반등했에 성공했지만 탄력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미국과 일본 등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매수세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수급상의 공백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63억원을 순매도하며 이틀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지난 8일 459억원을 순매수 한 이후 지속적으로 매수세를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기준으로 박스권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원화강세와 세계적인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부담이 증시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확장적인 통화정책이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긍정적"이라며 "국내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나 밸류에이션 문제가 있다면 외국인이 나갈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8.6배로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뱅가드가 신흥국 ETF 등 글로벌 펀드 6개의 벤치마크 지수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파이낸셜타임스증권거래(FTSE)로 변경함에 따라 매주 4000억원씩 총 10조원 규모의 자금이탈이 예상되는 점은 증시에 부담요인이 될 전망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과 원화강세 요인 말고는 특별히 외국인의 매도세를 설명할 요인이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뮤추얼펀드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이 많기 때문에 그동안 많이 오른 것에 대한 조정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외국인의 매도세가 늘어난 것은 "매도규모가 크기보다는 매수세가 약하기 때문"이라며 "코스피지수는 횡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승민 팀장은 "내년말까지 미국의 양적완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어서 외국인 매도세는 향후 지속될 가능성이 많지는 않다"며 "올 상반기까지 외국인의 매수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석현 연구원은 "글로벌 자산이 위험자산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상반기까지는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코스피시장 투자주체별 매매현황>
(단위: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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