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항공)'저비용항공' 시대 열렸다!.."올해 제2 도약"
(기획)①항공시장, LCC 가세로 '최대 변혁기' 맞아
2013-01-08 10:42:37 2013-01-08 15:33:51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최근 항공시장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급격한 부상으로 양대 항공사가 이끌던 판도에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해 해외관광객 1000만명 시대 문을 연 항공업계는 올해는 글로벌 여객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전력투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항공사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LCC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낮은 운임이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우려였던 안전성까지 확보하면서 이용객은 기하급수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대형항공사는 LCC의 공세에 맞서 차별화된 수준 높은 서비스와 고성능 신형 항공기를 앞세워 시장 우위를 지키려 애쓰고 있다. 올해 국내 대형 항공사, LCC의 시장 위치 변화와 경쟁 상황을 살펴본다. [편집자]
 
 
바야흐로 'LCC' 시대다.
 
국내 LCC가 항공시장에 집입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로 가파르다. 도입 초기, "좁은 시장에서 대형항공사와 과연 경쟁이 될까"라는 의문은 기우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선을 넘어 국제선 취항이 본격화되면서 대형사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 LCC 성장요인은 무엇보다 실속있는 운임에 있다. 여기에 최근 안전성이 입증되고 톡톡튀는 서비스까지 더해지면서 '싼게 비지떡' 이라는 불신도 사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LCC들은 저마다 올해를 '제2 도약의 해'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본격적인 '하늘 전쟁'을 선포했다.
 
물론 이를 위해 항공자유화와 전용터미널 등 선결돼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의 가세로 항공시장이 최대 변혁기를 맞고 있다"며 "성장환경만 조금 더 개선된다면 국내 LCC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운임에 안전까지"..국내 LCC '고공비행'
 
LCC(Low Cost Carrier)란 기본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을 최대한 낮춰 고객에게 저가로 항공기 티켓을 제공하는 항공사를 말한다. 기내식과 공항라운지 등 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의 대형항공사와는 달리 최소한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운임을 최대한 낮췄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지난 2005년 한성항공을 시작으로 모두 6개사가 설립됐다. 이후 폐지와 신설을 거쳐 현재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 티웨이 등 5개 항공사 체제로 시장이 굳혀지고 있다.
 
 
<자료제공: LCC업계>
 
이처럼 시행 착오를 겪으며 영역을 확대해 온 LCC들은 지난해 이미 국내 노선 절반을 접수했다. 또 국제노선에서도 조금씩 이용객 수를 늘려나가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LCC의 국내선 여객 분담률은 201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p 증가한 43.6%를 기록했다. 국제선 여객 분담률 역시 3.4%p 증가한 8.0%를 기록했다.
 
<자료제공: 국토해양부>
 
BS투자증권 항공 담당자는 "최근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등 신규 취항 증가가 곧바로 항공사 수요 창출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저비용항공사 이용객은 불안한 외부경기에도 전년동기비 26% 가까이 증가한 970만명이 이르는 등 긍정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는 좁다"..해외로 눈 돌리는 'LCC'
 
국내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LCC들은 최근 보다 많은 네트워크 확충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LCC들은 항공기종 특성과 유류비와 같은 고정비 등의 영향으로 중·단거리 노선에만 집중해 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고 이용객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해외 노선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현재 국내 5개 LCC들이 취항하고 있는 국제선 수는 제주항공이 15개, 진에어 12개, 에어부산 8개, 이스타와 티웨이항공이 5개 등이다.
 
국내 LCC 중 가장 많은 해외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인천~오사카 ▲인천~나고야 ▲인천~후쿠오카 ▲인천~방콕 ▲인천~홍콩 ▲인천~괌 ▲인천~마닐라 ▲인천~호찌민 ▲인천~칭다오 ▲인천~세부 등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제주항공 국제노선 현황 <제공: 제주항공>
 
대형항공사가 취항하지 않고 있는 노선을 독점 운항하는 항공사도 있다.  '김포-쑹산' 을 취항 중인 이스타와 티웨이항공은 미개척 노선 운항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대형항공사가 독점해온 국제선 노선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LCC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난 1992년부터 아시아나항공이 독점 운항해 온 인천-오키나와 노선에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이 지난달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진에어는 모두 183석 규모의 B737-800 기종을 투입해 매일 운항하고 있고, 티웨이항공은 매주 2회 전세기(부정기편)를 운항하고 향후 정기노선 전환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휴양지 괌을 취항 한 제주항공은 사이판 취항도 준비하고 있다. 괌과 사이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노선을 나눠 단독 취항하고 있던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LCC들의 국제선 취항 증가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며 "하지만 국제노선 중에서도 단거리 노선에 집중해야하는 LCC 한계상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일본 관광객은 점차 줄고 중국 관광객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 중국 노선 확보가 LCC의 수익성과 직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CC 제 2도약?.."성장환경 개선이 급선무"
 
이처럼 국내 LCC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내 LCC의 성장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상 국내선 절반 이상을 접수하고 조금씩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LCC지만 세계 1위 업체인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와 같은 해외 LCC와 비교하면 성장세는 더딘 수준이다.
 
관련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LCC의 추가 성장여부는 무엇보다 정부차원의 항공자유화 추진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수익에 민감한 LCC에게 노선확보는 재정상태를 탄탄하게 할 수 있는 생명줄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LCC의 노선확보 경쟁력은 매우 취약하다. 
 
실제로 라이언에어는 지난 1985년 취항 이후 현재까지 수도 더블린과 영국 스텐스테드를 허브로 유럽 26개국 155개 도시에 하루 1300여 차례 운항하고 있다. 라이언이 이처럼 20년이 안되는 기간에 빠른 속도로 노선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은 'EU의 항공자유화'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항공자유화 추진은 답보상태다. 특히 최근 수 많은 관광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중국과의 항공자유화는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CC 전용터미널과 같은 시설투자 문제도 해결돼야 할 과제다.
 
전용터미널 운영을 통해 공항이용료가 더 낮아지면 총 여객운임이 지금보다 더 저렴해 진다. 여기에 국내 LCC가 공항에 지불해야 하는 이착륙료 등 시설이용료 인하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업계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일본 간사이공항 내  LCC 전용터미널
 
가까운 일본의 경우 지난해 말 간사이공항과 나하공항에 전용터미널을 건립하는 등 LCC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처럼 LCC 전용터미널 건립은 세계적인 추세지만 우리나라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당부처인 국토부 역시 '검토 수준'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LCC 전용 터미널 건립 문제는 그 나라의 사정과 소비자 패턴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지속적으로 내부에서도 검토하고 있는 사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많다.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 LCC들의 공격적인 가세로 대내외적인 경쟁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국내 LCC들이 국내 시장에 어느정도 안착했지만 에어아시아  등 해외 LCC의 한국 진출은 기회이자 위기 상황"이라며 "항공산업이 국가산업인 만큼 국내 LCC 발전을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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