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해외증시 상장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국내증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발 재정위기 심화속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예탁증서(DR)를 안전한 국내 원주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주가상승률은 해외시장이 국내시장을 앞질렀다.
◇37개 국내기업 해외상장
DR이란 국내 기업들이 해외 투자자 편의를 위해 국내에서 발행한 주식(원주)를 기반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해외예탁기관을 통해 해당 증권시장에서 유통되는 증권이다.
현재 총 37개 기업의 43개 종목이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런던, 싱가포르 증권거래소 등에 DR을 통해 상장돼 있다.
◇해외증시 DR상장, 실익없어
18일 한국예탁결제원과 에프엔가이드 등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17일까지 해외증시 DR(거래가 이뤄진 23개 종목)의 주가수익률은 평균 14.25%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증시에서의 이들 종목 원주의 상승폭은 평균 5.91%에 그쳤다.
<해외증시 상장 주요기업 연초대비 주가수익률>
<자료 = 한국예탁결제원, 에프엔가이드>
해외 상장시장에서 가장 높은 주가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거래중인 삼성전자로 연초(1월2일 종가) 대비 51.29%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월2일 460달러였던 삼성전자의 DR종가는 지난 17일 697달러로 상승했다.
국내시장에서도 108만원에서 150만3000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긴 했지만 상승률은 39.17%로 런던 증시에 못미쳤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연초대비 38.84%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국내 상승률(23.45%)을 앞섰다.
룩셈부르크 증시에서는 현대차 우선주가 12.54%에 그친 국내 시장 수익률의 3배에 가까운 36.93%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을 반영했다.
포스코의 경우는 국내시장에서 연초대비 주가가 6.12%가량 하락했지만 뉴욕거래소의 DR 수익률은 0.41%로 안정세를 보였다.
반면,
신한지주(055550)의 경우 국내시장에서는 주가가 4.04%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뉴욕증시에선 48.10%나 급락했다.
◇해외증시 상장, 빛좋은 개살구?
지난달 열린 중소기업 후원으로 열린 주식예탁증서(DR) 발행포럼'에 따르면 해외 거래소는 기술력의 뛰어난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유치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동경증권거래소 관계자들은 "신흥 중소기업 육성법과 현지기업간 파트너쉽을 통한 DR상장의 조건이 개선됐다"며 "기술력을 갖춘 국내 중소기업들의 진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007년이후 매년 1~3건에 불과할 정도로 위축된 국내기업의 해외 DR 발행 상황과 불안한 해외시장 환경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기업의 경쟁력이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국기업들의 해외증시 상장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전세계 증권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가운데 해외DR의 국내 원주 환원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하면, 글로벌 인지도 제고와 해외자금 조달이라는 해외증시 상장 메리트는 크지 않은 편"이라고 못박았다.
또 다른 전문가는 "DR은 유동성도 떨어지는데다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한국 원주투자에 대한 자율성이 이전보다 커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인 높은 국내시장에서의 거래를 통한 수익률 확보가 더 매력적인 상황"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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