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대선을 앞두고 있는 한국에서 ‘삼성공화국’(The Republic of Samsung)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날 1면 머리기사에서 삼성은 한국의 경제 성공을 상징하지만 최근에는 경제학자와 중소기업, 정치인들로부터 지나친 영향력에 대한 지적을 받는 등 논쟁의 대상으로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삼성을 비롯한 이른바 ‘재벌’ 그룹의 규모와 영향력을 어떻게 제한하느냐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이슈화하고 있고, 이에 대한 후보들의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논란은 삼성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넘어서 국가를 압도하고 정부에 맞먹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에 기인한다고 WP는 설명했다.
WP는 한국 사람들은 삼성이 만든 아파트에 살고, 삼성이 만든 TV를 삼성카드로 구매하며, 삼성 라이온즈의 야구경기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며, 이를 ‘삼성공화국’에 빗댔다.
아울러 삼성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중소기업 영역 진출에 따른 소비자 선택권 제한, 다른 재벌 그룹과의 가격 담합, 감독기관에 대한 압력, 세습 경영 등도 문제 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9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이유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단독 특별사면을 단행한 것은 유치 성공 이후에도 부정적인 여론에 직면한 주요 이유였다고 WP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주요 대통령 후보들은 한목소리로 정부가 재벌 총수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견해를 내놓으면서 이들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재벌그룹의 ‘순환출자’ 관행에 대해서도 후보들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 금산분리, 출총제 부활 등이 순환출자 금지와 더불어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대표적 경제민주화 공약이라고 WP는 소개했다.
WP는 그러나 대통령 후보들이 재벌개혁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수위는 정당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 간의 시각차를 조명했다.
한편 이정희 후보는 10일 있었던 2차 TV토론에서 주어진 발언시간 상당 부분을 재벌개혁 부문에 할애했다. 그는 “온갖 편법과 로비로 국회와 청와대까지 쥐고 흔드는 그들. 이건희씨와 정몽구씨를 보통의 대한민국 국민으로 돌려보내자는 것이 통합진보당의 경제민주화”라며, 특히 삼성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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