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하나의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기업 본연의 가치인 사회화에 나서는 첫단계가 기업공개(IPO)다. 투자자가 기업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적절한 투자에 나서면 기업은 수익률로 이에 보답한다. 하지만,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기업과 투자자간의 신뢰와 유대관계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 올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새내기 종목과 IPO 시장 점검을 통해 투자시장의 현재와 향후 전망을 가늠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연말 기업공개(IPO) 시장의 한줄기 희망으로 기대를 모았던 기업들이 최근 차례로 상장을 철회함에 따라 우울한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이달 상장을 추진했던 포스코특수강과 삼보이엔씨는 지난달 30일 수요예측이후 위축된 시장상황을 이유로 무기한 공모연기를 밝히며 올해 IPO 시장에서 퇴장했다.
올해 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오일뱅크의 무기한 상장 연기와 SK루브리컨츠, 카페베네 등의 상장 지연과 함께 포스코특수강의 상장철회는 급격히 위축된 시장 환경을 극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IPO 규모·건수, 작년 절반에도 못 미쳐
올해 신규 상장했거나, 연말까지 상장에 나서는 기업은 3일 현재 유가증권시장 7개와 코스닥 21개 등 총 28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총 72개 기업이 상장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61.1%가 급감한 것이다.
시장별로는 지난해 16개 기업이 상장했던 유가증권시장 상장 건수가 반토막났고, 코스닥 시장은 지난해(56건)의 37.5% 수준에 그쳤다.
연간 공모규모를 살펴보면 더욱 더 심각한 모습이다.
<최근 5년간 IPO 공모규모 추이>
<자료 =한국거래소, 뉴스토마토>
연말 상장을 앞둔 1곳을 제외하고 이날 현재까지 상장한 신규 IPO시장 공모규모는 9758억원이다.
공모건수와 규모 모두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지난 2008년 44개 기업이 상장하며 8070억원을 기록했던 공모규모는 2009년 3조3868억원(66건)으로 급증한 뒤 2010년에는 96개 기업이 새로 시장에 선보이며 1조908억원이 공모시장으로 흘러들었다.
경기침체가 지속됐던 지난해도 73개 기업이 신규 상장하며 4조2558억원의 공모자금이 몰린 바 있다.
◇낮아진 공모가격..'더 싼 새내기주 찾기'
업계에서는 극심한 IPO 시장 한파 이유에 대해 ▲불안한 시장환경속에 기업가치나 이후 성장성보다 싼 가격만을 찾는 투자자 ▲불확실성에 대비해 투자보다는 현금 보유를 늘리는 시장 변화 등을 꼽고 있다.
증권사 IPO 관계자들은 "경기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야심차게 상장에 나섰지만, 시장의 투심 자체가 IPO를 외면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올해의 경우, 유가증권 시장 상장에 나선 대어들이 잇따라 기관의 외면을 받으며, 일반 투자자들도 섣불리 시장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심리적 장벽이 생긴 것 같다"며 "투자자들이 기업과 시장가치의 차이점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며 공모시장에서 멀어진 것도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 신규 상장사 관계자는 "상장 당시 실제 가치보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등 흥행 성공을 위한 노력을 다했지만, 결국 절대가격 자체를 낮춰버린 투심을 잡는데 실패했다"며 "불안한 시장 상황이 기업의 적정가치에 대한 평가마저 짓누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