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통과시켰는데도 불구하고 추가 구제금융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집행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쇼이블레 장관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과기금(IMF) 등 트로이카는 그리스가 실사 보고서를 내놓더라도 면밀하게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승인 가능성은 낮아
독일에서는 그리스와 스페인 등의 구제금융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쇼이블레 장관은 현지 언론을 통해 "315억유로의 구제금융 집행에 대해 독일 의회가 점검 토론하고 결정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우리 모두는 그리스를 돕기를 원하지만 그렇게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긴축예산안 자체의 실효성에 대해 트로이카측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그리스가 내놓은 긴축안은 오는 2014년까지 정년 연장과 연금 삭감, 공공부문 일자리 축소 등을 통해 재정지출을 135억유로대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그리스 정부는 이 긴축안으로 오는 2016년까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요베르그 아문센 ECB 집행위원은 지난 10일 "그리스는 2020년까지 목표대로 빚을 줄일 수 없을 것"이라며 "긴축안을 시작한다 해도 GDP대비 국가 채무는 140% 이상으로 지난 3월 합의한 116.5%에 이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리스 구제금융 결정 시점은 언제?
따라서 이번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구제금융 시점이 명확하게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그리스는 오는 16일 50억유로 국채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들며 유로존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상환일이 다가온 50억유로에 대한 지급 시한을 유로존이 2년 연장해주는 방안이다.
혹은 차기 집행분 315억유로 중 50억유로를 우선 집행하고 나머지 지급 여부를 이후 결정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두 방안 모두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국가들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니크레디트의 에릭 닐슨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책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승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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