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애플과 HTC가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특허 소송을 전면 중단하고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허권 합의를 통해 양사는 현재 보유한 특허권을 비롯해 향후 10년간 취득하게 될 특허권을 공유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10일(현지시각) 애플과 HTC는 나란히 공동성명을 발표해 "분쟁을 해결해 기쁘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합의’지만 주요 외신은 HTC가 연이은 특허전 패소와 실적악화에 못이겨 '백기투항'한 것으로 분석했다.
피터 추 HTC CEO는 "애플과의 분쟁을 해결해 기쁘다"며 "앞으로 HTC는 소송 대신 혁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고, 팀 쿡 애플 CEO 역시 "HTC와 합의에 이르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제품 혁신에 더욱 더 집중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삼성전자와 애플과의 소송보다는 주목을 덜 받기는 했지만 지난 2010년 이후 치열하게 진행되어온 양측의 특허소송전은 애플이 HTC의 스마트폰이 10여개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ITC에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ITC가 당초 애플이 제기한 10개의 특허권 중 2개만을 인정하자, 지난해 애플은 재차 항소에 나섰고 HTC도 이에 맞서 5개의 통신특허로 애플을 제소했다.
양사의 첨예한 소송전은 지난해 12월 ITC는 공식적으로 HTC가 애플의 '데이터 태핑'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하면서 사실상 애플의 '판정승'으로 굳어지는 양상이었다. HTC는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모빌리티의 특허까지 빌려가며 대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애플이 그동안 진행해 온 특허 소송에 대해 금전적인 수익을 얻는 첫 사례라는 평가를 내고 있다.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본격적인 소송전에 앞서 요구했던 라이센스 사용료가 전체 수익의 20~30%였던 점을 감안하면 HTC 역시 이와 비슷한 비율의 로열티를 애플에게 지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애플이 이번 승리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에게도 일방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HTC의 경우 보유한 특허권이 애플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삼성은 통신 관련 특허 등 애플과 대결할 만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종국엔 크로스 라이선스 방식으로 합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관건은 특허 사용료에 대한 양사의 주장이 어느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느냐는 점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은 오는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의 최종판결과 내년 2월로 예정된 ITC 확정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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